다음은 디비아니 여성전문 심리상담 클리닉에 종사하는 공인 임상소셜워커 전지영씨의 칼럼이다. 이를 통해 현 한인사회 내에 존재하는 가정문제와 여성문제 등의 심각성을 한 소셜워커의 관점에서 재조명해 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어나는 이혼케이스의 약 2/3는 여자쪽의 요청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필자에게 이혼상담을 요청하는 한인분들의 예를 보아도, 여성들이 먼저 이혼을 생각하며 실행에 옮기는 예가 월등히 많다. 가끔씩이나마 남성들이 먼저 이혼요구를 하게되는 경우의 대부분은 그들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겼을때, 혹은 은밀하고 복잡한 금전적인 문제가 겹쳐 있을때이다.

서로가 원해서 갈라서질 않는 이상엔, 이혼이란 항상 떠나고 남아있는 쪽이 생기게 마련이다. 언뜻 생각하기엔 이혼에도 가해자와(떠나는쪽) 피해자(남아있는쪽)로 나뉘어지어, 피해자가 겪을수 있는 정신적 경제적 고통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는것이 우리들의 인심인가 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있는 이혼케이스들은 주로 두사람중 어느 한쪽의 이혼요구로 혹은 두부부간의 합의로 진행된다. 떠나는쪽이든 남아있는쪽이든 이혼후에 느끼는 정신적고통과 혼란은 피할수 없는 소나기와 같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다만 떠나는 사람은 남아있는 상대편 보다는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가 일찍이 되어있기 마련이니 좀 더 담담해 질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쌍방 모두 그들의 인생사에 가장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있는 힘든 처지이다.

결혼생활중의 잦은 충돌로써 헤어지는 생각을 자주 하였다 하여도, 막상 상대편으로부터 일방적인 이혼요구나 통보를 받게 된다면, 극심한 허탈감, 배신감과 함께, 불확실한 미래의 두려움에 사로 잡히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하여 자살소동을 펴기도 하며, 심한 불면증과 히스테리성의 울음도 경험하게 된다. 남성들의 경우에는 술을 절제없이 마신다거나, 과식을 하며 평상시의 생활패턴을 잃게 마련이다.

헤어진다는 사실을 어느정도 마음속으로 받아드리게 되면서부터, 여성들은 자기자신에 대한 심한 연민과 죄책감, 분노로써 깊은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어려운 단계를 지나면서 당사자들은 힘든 결혼생활에서 벗어난다는 자유로움과 실날 같으나마 새로운 자기의 미래를 서서히 바라볼수 있게된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뿐, 혼자가 되버린 여러현실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면서 다시 겉잡을수 없는 깊은 감정의 구덩이로 빠지게 된다.

남성들은 과음을 한다던지, 직장일과 취미활동에 과도로 몰두하여 이혼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외면하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의 깊은 마음속에도 진한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외로움과 금전적 문제가 이혼남성들이 겪게되는 가장 힘든 고통이 아닐까? 특히 아이들의 양육권이 엄마한테 돌아간다면, 설사 평사시에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아버지라도 자식들 인생에 참여할수가 없다는 심한 허탈감과 불안정한 정서에 빠지게 된다.

이혼이란 과연 우리들에게 전화위복으로 작용할수도 있는 긍정적인 인생이력이 될수 있을까? 글쎄다.. 법률을 기준으로 이혼케이스를 다루는 변호사의 입장에선 이혼절차의 시작과 끝이 명료하겠다. 하지만 마음안에 짙게 깔려있는 아픔과 응어리를 시간의 흐름과 인격의 성숙으로 풀어내고 승화시킬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을 업으로 삼고있는 필자의 눈에선 이혼의 진동이 그들의 마음속안에서 끊임없이 부글거리는 분화구마냥 진행형인 것이다. 오랜세월이 흘러서 전배우자의 모습은 이미 기억에서 흐미해진지 오래 일지라도, 제대로 아물지 않은 마음의 상처로 오히려 새록새록 가슴이 메어져오는 아픔을 겪고있는 사람들이 우리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한참의 시간이 흐른후 대다수의 여성들은 ‘차라리 잘 된일이었다.’ 라며 씁슬한 웃음을 짓는 반면, 남성들은 ‘그런 힘든일도 있었었지.’ 라며 긴 한숨으로 담담한 모습을 표출하곤 한다. 인생에 있어서 이혼의 가치는 이혼행위 그 자체로써가 아니라, 이혼의 아픔과 교훈을 미래의 삶에 얼만큼 값진 밑거름으로 활용할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할수가 있겠다.

다음주에는 이혼여성분들이 가장 흔하게 경험하게 되는 분노에 대하여 알아보겠다.

공인 임상소셜워커 전지영
캘리포니아주 공인 임상소셜워커 면허소지 (LCS 22624)
캘리포니아주 양로병원 경영권 면허소지 (LNHA 6665)
캘리포니아주 노인가정보조 경영권 면허소지 (RCFE 5520615740)

샌프란시스코 주립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졸업 (M.S.W.)
동대학원 노인복지학과 졸업 (M.A.)

디비아니 여성전문 심리상담 클리닉 (650) 245-7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