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하용조 목사 별세 4주기(8월 2일)를 맞아, 그가 생전에 세운 두란노서원에서 두 권의 책이 출간됐다. 두 책의 특징은 하 목사의 온누리교회 개척 초기인 40대에 썼던 글과 설교라는 점이다.

◈하나님 앞에 무릎 꿇은 속깊은 이성

초점

하용조 | 두란노 | 223쪽

<초점>은 40대 시절인 1980년대 하 목사가, 당시의 정치·사회 문제들과 교회 안팎의 현안들에 대해 주님의 시선으로 고민하며 성경에서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내용들이다. 에세이 형식으로 쓴 총 33편의 글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믿을 것인가',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등 3부로 분류돼 있다.

하용조 목사는 하나님 말씀이 언제나 영원한 동시에 현실적임을 믿고, 자신을 통해 주시는 말씀을 말과 글로 열심히 성도에게 전달했다. 책에서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겪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조언하고, 한 방향을 바라보다 미처 잊어버리기 쉬운 요소들을 성경과 경험을 토대로 챙겨준다.

30여 년 전 그의 말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가난한 마음의 부재란, 오늘 우리 기독교의 상황이 최대의 위기임을 말해주는 것과 같다(39쪽).", "정의의 칼은 사랑의 사람에게 들려야 한다. 불의한 사람에게 정의의 칼이 주어진다면 참담한 결과만 가져온다(100쪽).", "일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하나님의 관심은 일 자체보다 사람에 있다. ... 하나님은 자기 사람을 찾으시고, 그를 변화시키시고, 새롭게 하신다(143쪽)."

"오늘 우리 사회와 교회를 가만히 살펴보면 진정으로 순종하며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순종 대신 자기의 야망과 의지가 있고, 책임 대신 독재와 폭력이 있다. 순종이 잘못 나타나면 비굴이 되고, 책임이 잘못 나타나면 지배가 된다. ... 진정한 순종은 강한 자만이 할 수 있는 승리의 표현이다. 자기와 싸워 이길 수 없는 사람은 결코 순종할 수 없다(161쪽)."

◈당신은 얼마나 깊이 예수님을 아십니까?

예수님과의 사귐

하용조 | 두란노 | 256쪽

<예수님과의 사귐>은 민주화의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 1987년, 하 목사가 전했던 요한일서 설교집이다. 1985년 당시, 40대의 패기 넘치던 하 목사와 열두 가정으로 시작된 온누리교회도 1년 만에 등록 교인이 5백 명을 넘어서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이 즈음은 통일교와 대순진리회 등 각종 이단들이 경제적인 파워를 앞세워 각계각층에서 세력을 키우던 때이기도 했다. 이에 거짓 선생들의 그릇된 가르침으로 믿음의 뿌리가 흔들리던 소아시아 지역 그리스도인들에게 써 보낸 요한 사도의 가르침을 선택했다. 이는 각종 이단들의 준동으로 사회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오늘날에도 필요한 메시지이다.

하 목사는 총 5장의 요한일서에 5가지 목표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이는 첫째로 하나님을 통해 참다운 사귐이 무엇인가를 배우고, 둘째로 그 사귐을 통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기쁨의 삶을 보여주며, 셋째로 죄악된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넷째로 거짓된 가르침의 오류에서 어떻게 벗어나며, 마지막으로 신앙과 구원에 있어 확신을 갖고 사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하용조 목사는 "분명하고 뿌리깊은 확신은 특히 예수님을 오래 믿은 사람들에게 더욱 중요한 문제"라며 "내 안에 확실한 증거와 체험과 말씀이 뿌리 깊이 박혀 있어야 구원의 확신이 생기고, 이를 위해 제일 먼저 할 일은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가를 진정으로 아는 데서 출발한다"고 강조한다.

또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보여줄 것은 작은 자에게 냉수 한 그릇을 내어주는 사랑이요, 다른 사람의 허물을 감싸 주는 사랑이요, 고통당하는 형제의 고난 속에 동참하며 형제의 발을 씻겨 주는 겸손과 사랑"이라며 "세상이 교회를 외면하고 오히려 돌을 던지는 이유는 이런 행동하는 신앙, 행동하는 사랑 없이 말만 앞서는 모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책 제목인 '사귐'에 대해서는 "요한일서에서 가장 특징 있는 핵심을 보여주는 단어로, 형제끼리 진정한 사귐을 갖는 것이 하나님을 잘 섬기는 것"이라며 "사귐이 깊어지면 '네 것과 내 것'이 없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초대교회의 모습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