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 제17회 전국수련회가 23일 대전 침례신학대학교 자유관 아가페홀에서 '해방·분단 70년, 선교 130년 이후 한국교회의 미래를 모색한다'를 주제로 열고 있다.
이번 수련회에선 김재현 박사(한국고등신학연구원)가 기조강연했고, 하광민(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전 사무총장)·권철현(전 주일대사)·임성빈(장신대 교수) 박사가 주제발표자로 나섰다. 이후 전체포럼과 한목협의 밤, 저녁기도회 등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한국교회, 어디로 갈 것인가?'를 제목으로 기조강연한 김재현 박사는 "세계 기독교의 역사에 있어서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한국 기독교가, 너무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는지 지금은 탈진 상태에 빠져 있다"며 "분명한 것은 한국 기독교가 100년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많은 장점과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몇 가지 딜레마와 아쉬운 점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한국 기독교의 아쉬운 점으로 △20세기 기독교 르네상스를 경험하지 못한 것 △본질에 대한 고민보다 성장에 집중한 점 △기독교적 가치와 교회론을 상실한 것 △1987~2008년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친 것을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문제의 근원과 원초적 능력을 찾는 것 △기독교 인문주의와 르네상스를 만드는 것 △민족과 역사를 복음을 껴안는 것 △다시 민초의 현장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제시했다.
특히 김 박사는 "한국교회의 부흥과 회복을 위해서는 아이비리그를 나온 신학자나 초대형교회 목사가 아니라, 가진 것이 없거나 시각장애자라 할지라도 말씀 한 구절을 손으로 마음으로 만져 가면서 복음을 온몸으로 살아내려고 하는 무명의 기독교인, '복음살이 기독교인'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고 했다.
이후 하광민 박사는 '통일한국시대와 한국교회의 미래'를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한국교회가 북한의 문을 열어 달라는 기도는 하지만, 그것을 위한 조직이나 방법은 전혀 준비하지 않고 있다"며 "교회를 세우는 일에는 북한주민과의 접촉이 필수적인데, 이런 접촉이 현재 가능함에도 이를 도외시하고 있다"고 했다.
하 박사는 "현재 한국에는 2만 8천여 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정착해 살고 있다"면서 "이들의 존재는 통일한반도교회의 현재와 미래의 가교 역할을 한다. 현재라는 것은 분단 상황에서 남한교회는 이들을 통해서 북한주민들을 미리 접촉할 수 있고 이들과 함께 통일한반도교회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고, 미래라는 것은 통일이 되었을 경우 북한교회의 주역으로서 이들의 역할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가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로 △기도모임 시작하기 △통일 선교부서 만들기 △탈북민 교우 만들기 △탈북민 신앙교육 △탈북민 사역자 세우기 등을 꼽았다.
아울러 그는 "통일이라는 이슈에서 교회가 중심을 잡으려면 결국 목회의 영역에 통일선교가 자리잡아야 하며, 목양의 대상으로서 통일과 통일성도가 자리잡을 때 이념의 늪에서 영혼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나선 임성빈 박사는 '한국사회의 흐름에 비춰 본 한국교회의 미래: 후기 세속화시대의 공공신학적 관점에서'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임 박사는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으로 △확고하지 못한 기독교적 정체성, 즉 십자가와 부활의 신학에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한 미숙하고 왜곡된 신앙, 기복적 성향은 뿌리가 깊으나 십자가와 섬김에는 얄팍한 신앙과 건전한 신학의 부족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 부족 △권력에 대한 신학적 이해의 왜곡으로 인한 사회적 과제 선정의 미숙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재와 풍부한 재원의 활용 부족 △결과적인 연대와 소통의 부족을 들었다.
그는 "그러나 오늘의 위기(危機)는 문자 그대로 위험한 기회를 뜻하기도 한다"면서 "즉 교회와 신앙의 왜곡과 부족한 신앙 및 화석화된 신앙은 복음적 신앙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는 회복의 기회이자 하나님의 부르심이기도 하다"고 했다.
또 "교회와 신앙의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에 대한 함몰로 인한 위기는, 신앙의 사사화(privatization) 극복을 통한 신앙의 공공성 회복의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이와 함께 만인제사장적 청지기직 회복으로의 부르심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공공신학적으로 교회의 교회됨을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 박사는 "개인의 신앙을 사적인 영역에만 적용시키지 않고 공적인 자리에서 책임 있는 실천으로 이어가야 한다"며 "한 교회의 좋은 교인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적인 자리에서 하나님나라를 도모하는 '좋은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전제한 상태에서 신앙인을 신앙인답게 하기 위해 교회가 갖추어야 할 교회다움을 살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