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지진 피해 현장에서 의료활동을 하던,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의 한 봉사자가 현지에서 소위 ‘전도지’를 나눠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굿피플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국내 한 보도에 따르면, 네팔의 한 언론은 이를 두고 “재난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네팔 이재민들에게 비타민 몇 알과 성경을 전달하고 있다”면서 “지역민들과 네팔의 식자들이 대단히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굿피플에 따르면, 당시 그 봉사자가 전달한 것은 ‘성경’은 아닌 ‘전도지’였다.
또 네팔의 이 언론이 “그들(굿피플)은 이런 재난은 예수가 아니라 큰 거인과 같은 힌두교 신들을 믿어서 벌어진 일이므로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고도 전했다는데, 굿피플은 공식 입장문에서 이 같은 발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국내 선교 전문가들은, 일단 문제가 된 이 의료진의 ‘전도지 배포’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굿피플이 비록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구호 현장에서의 직접적인 선교활동을 배제하는 만큼, ‘팀원’으로서 이를 이해하고 구호 시 개인 행동을 삼갔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굿피플은 입장문에서 “긴급구호 파견 전 사전 교육을 실시한다. 사전 교육 내용에는 ‘긴급구호 활동 시 종교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기독교를 표방하는 국내 일정 규모 이상의 다른 NGO들 역시 대부분 구호 현장에서 ‘직접 선교’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힌두교’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그것이 사실이라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한 선교학 교수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했다 하더라도 나라의 공식 NGO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종교 활동을 명시하지 않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당사자가 규칙을 어긴 것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그는 “물론 개인적으로 복음을 전하겠다는 순수한 열정 자체는 괜찮다고 본다. 그러나, 특히 다른 종교의 영향이 강한 나라에서는 그런 열정을 보다 전략적이고 부드럽게 드러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반면, 강요가 아닌 단순 전도지를 나눠준 것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는 견해도 있다. 다른 한 선교학 교수는 “선교는 복음과 구제가 같이 가는 것”이라며 “물론 지혜가 필요하지만 전도지로 복음을 전하려 한 행위를 근본적으로 문제 삼는 것은 다시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