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자동운전 트럭이 네바다주에서 정식 번호판을 받고 공공도로 운행이 허용됐다.
7일 네바다주 주지사실에 따르면, 브라이언 샌도벌 주지사는 지난 5일 다임러 계열의 운송업체 '프레이트라이너(Freightliner)'의 자동운전 트럭에 번호판을 부여했다.
'인스피레이션 트럭'(Inspiration Truck)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차는 상업용 대형 트럭 중 최초로 자동운전 운행허가를 받았다.
바퀴가 18개 달린 이 트럭은 운전자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트럭에는 운전석에 인간 운전자가 타기는 하지만 평소에는 조작을 하지 않으며, 비상시 대응을 맡는다.
다만 하얀 차선이 명확히 그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는 센서 작동이 안 될 수 있어 인간이 운전을 담당해야 한다. 속도는 80km(50mph)까지 낼 수 있다. 추월이나 차선 변경은 불가능하다.
다임러는 지난해 독일에서 이 트럭의 자동주행을 1만6천 킬로미터 이상 시험했다.
인스피레이션 트럭의 무인 운전 기능은 트럭 앞 범퍼 중앙에 위치해 18도의 시야각으로 전방 약 250m까지(좁지만 먼 거리 시야 제공) 도로 앞쪽을 탐색하는 장거리 레이더와 130도의 시야각으로 70m를 탐색해 앞쪽으로 끼어드는 차량을 볼 수 있는 단거리 레이더 등 전면의 레이더와 수평 45도 수직 27도의 시야각으로 100m까지 탐색하는 전면 유리에 부착된 입체 카메라, 그리고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자동차 간의 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다임러의 적응형 순항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구현된다.
자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내비게이션이나 구글맵 등을 확인할 필요도 없다.
인스피레이션 트럭에 탑재된 이러한 무인 자동차 시스템 중 상당 수는 이미 다임러 트럭의 현재 주력 제품인 프라이트라이너 캐스카디아 에볼루션(Freightliner Cascadia Evolution)에 적용되어 있는 것이다.
다임러의 트럭 부문 등기이사인 볼프강 베른하르트는 "프라이트라이너 인스피레이션 트럭을 도로에 올리는 것은 다임러 트럭에게 역사적인 날이다"라며 "이 획기적인 기술을 실제 도로에서 구현하기 위해 우리 팀은 경이적인 작업을 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럭 충돌사고의 90% 이상에 사람의 실수가 개입되며, 이 중 많은 경우는 피로 탓"이라며 "자동주행 시스템은 피로해지거나 주의가 산만해지는 경우가 없으며 언제나 100% 가동된다"고 설명했다.
또 "트럭이 자율주행 모드로 작동하고 있을 때 운전자의 주의가 산만해지는 사례가 약 2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율주행 트럭이 사고를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을뿐만 아니라 이 트럭으로 오히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미국에서만 약 33만3,000건의 대형 트럭 사고가 발생해 약 4천 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울러 "무인자동차의 발전을 한 단계 끌어 올려 사고를 줄이고 연료 소비를 개선하고 고속도로 정체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바다주는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처음으로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한 특별한 규제법규를 만들고 특별 번호판을 부여해 운행을 허용하게 됐다.
인스피레이션 트럭은 당분간 네바다 외에 캘리포니아와 미시간 등 자율주행 자동차에 관한 법규가 있는 곳에서만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많은 자동차 기업들과 IT 기업들이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서 결국 미국 전역과 전 세계에 관련 법규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캘리포니아 등에서 자율주행차를 몇 년 전부터 시험중이며, 니산, 테슬라, 다임러 계열의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2020년대 초에 전자동 주행 자동차를 시판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
또 니산과 제너럴 모터스의 캐딜럭은 내년에 일부 자동 주행 기능이 있는 자동차를 내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