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재정 절감을 위해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가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여야가 이번 회기 내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연말정산 추가환급법(소득세법 개정안)', '무상보육 재원 지자체 지원법(지방재정법 개정안)',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 법안(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들을 포함해 100여 건의 법안 처리도 함께 무산됐다.
여야는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6일 밤늦게까지 충돌과 협상을 거듭하며 합의점을 찾으려 했지만 헛심만 쓰고 결국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 한 건만 달랑 처리하고 산적한 나머지 다른 결의안과 법안들은 처리하지 못한 채 거의 빈 손으로 4월 국회를 마감했다.
새누리당은 6일 밤 의원총회를 열어 여야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합의한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 구성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새누리당 유승민·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해 사회적 기구 구성안을 담은 국회 규칙의 부칙에 '공무원연금 개혁을 통한 재정 절감분 20%를 공적연금 강화에 사용하고,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명목 소득대체율의 목표치를 50%로 한다'는 내용의 서류를 첨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거치며 진통을 거듭한 끝에 결국 이 같은 잠정 합의안을 거부하기로 했다.
이 소식에 새정치연합도 "소득대체율 50%가 첨부 서류에 명기 안 되면 다른 법안 처리도 거부한다"며 본회의 참석을 보이콧 했다.
국회는 당초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과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국회 규칙에 포함시키는 것을 놓고 이른 아침부터 13시간 동안 공방만 벌이다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정의화 국회의장이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해 여당이 단독표결 처리한 것도 새정치민주연합의 반발에 기름을 부어 공무원연금법안은 물론 경제활성화 및 민생법안도 처리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가 어려워지자 정 의장에게 찾아가 연말정산 추가환급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만이라도 처리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정 의장은 여야 합의 없이는 본회의를 열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여야는 법안들 처리 무산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당분간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장기 표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야뿐만 아니라 청와대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문제는 최대한 분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 여당 내부 기류도 계파간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일단 여야는 7일 새정치연합의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다음 임시국회 일정 등을 협의하며 재협상에 착수할 방침이다. 일단 새정치민주연합이 5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서 협상의 장은 마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