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회장 장석진 목사)가 13일 뉴욕성결교회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뉴욕포럼’을 개최, 한인교회들이 진보와 보수의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순수한 ‘복음통일’을 위한 시동을 걸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포럼은 세기총이 지난해 8월 백두산 한반도 남북통일기도회를 가진데 이어 지난달에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일만교회 백만기도운동본부’를 출범시키는 등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한인교회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장석진 목사는 “세계 2차 대전 종전 70 주년과 대한민국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인 올해, 인류의 평화염원을 앞당기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이 세계 각처의 분쟁을 종식하는 평화와 상생의 기점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전 세계 흩어져 있는 750만 디아스포라 해외동포들의 통일에 대한 공헌은 매우 크기에 지속적인 포럼을 통해 한민족의 잠자던 민족혼을 일깨우고 민족통일을 넘어 세계평화에 기여하고자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한민족 크리스천들의 국제적인 연대와 계속된 해외에서의 통일연구와 대안제시를 위해 뉴욕포럼이 출범됐다. 포럼출범식에는 뉴욕교협 회장 이재덕 목사, 뉴욕목사회장 이만호 목사 등 뉴욕교계 지도자들이 참석했으며 한반도 평화통일과 세계선교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뉴욕포럼위원장 우순태 목사는 “지금까지의 통일에 대한 논의와 시도들은 관주도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민족 자체적인 노력들이 발휘되고, 당국과의 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에 당면해 있다”면서 “뉴욕포럼에서 수렴된 의견들이 국내외 전민족적 통일의 기운을 일으켜 민족의 통일과 세계평화를 앞당기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후에 진행된 본격적인 포럼 순서에서 발제를 맡은 이들은 한반도의 통일에 있어 교회들이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복음통일’을 기도제목으로 함께 기도해야 할 것과, 이를 위해서는 해외의 한인교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허문영 박사(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통일연구원에 소속돼 연구를 진행하며 한국의 교회들과도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가진 바, 보수 교회들은 통일에 관심이 없는 경향이 있고, 진보 교회의 경우 세속적이고 정치적인 경향으로 통일에 접근한다”면서 “과거 진보교회들이 주도한 통일 포럼에 참석했을 때 매우 세속적인 통일 방법론에 크게 당황한 적이 있는데 주로 ‘평화통일’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허문영 박사는 “보수와 진보가 함께 참여하면서 정치적이고 세속적이지 않은 교회적인 통일 방법론은 바로 ‘복음통일’”이라면서 “이 복음통일을 위해 모든 교회가 하나로 힘을 모으고, 특히 한국보다 북한 접근이 더욱 용이한 미국의 한인교회들이나 해외의 한인교회들이 이 일을 위해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일장신대 구춘서 박사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신학적 성찰’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한국교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보수교회들이 전투적이고 배타적인 반공주의가 바뀌지 않는한 사실상 평화적인 한반도의 통일은 요원한 일”이라면서 “반공주의 대신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객관화하고 내면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러한 작업은 남북 긴장이 존재하는 한반도에서보다 재외동포교회에서 우선적으로 만들어 본국으로 전파함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서강대학교 이규영 교수는 ‘통일을 위한 세계한인교회의 국제관계 역할’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통일을 넘어서서 내적인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독교의 선도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규영 교수는 “통일완수는 진정한 내적 통합이 완성될 때 종료되는 것으로 사회-문화적인 통일까지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 “독일의 경험에서 볼 때 매주 라이프찌히의 니콜라이교회에서 열리던 기도회가 교회 밖으로 터져 나오면서, 결국 역사적인 통일의 문을 연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규영 교수는 통일을 위한 각 분야 기독교인들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교회는 통일에 대한 정치적, 군사적인 부분보다 사회, 경제적 차원에서 남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복음정신에 투철한 국내외 기독교 평신도 전문인들이 중심이 돼 해당 영역별로 긴밀한 연계망이 구축돼야 하고 또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헌신, 봉사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