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8월 4일 경기도 입석에서 그리스도를 인격적 구주로 영접하고 그분의 십자가와 피 묻은 손을 실제로 경험한 사건 때문에 내 인생은 달라졌다. 그 뒤 예수님을 정신없이 좋아했다. 목이 쉬도록 찬송하고 울면서 기도했고 밤을 새워 성경을 읽었다. 큐티 노트를 만들어서 큐티를 규칙적으로 했다.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미친 사람처럼 살았다. 먹고 자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밤이건 낮이건 전도했다. 구치소에 가서 사형수를 만났고, 학생들을 양육했으며, 주일마다 인천까지 가서 전도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영혼에 태풍이 불었던 것 같다."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는 두란노는 이 일기로 첫 발을 내딛는다. 위 글은 스물셋 '청년' 하용조의 1968년 8월 1일부터 1969년 5월 2일까지 친필 일기를 엮은 '나의 하루'의 첫 페이지 내용이다. 위 글은 생전에 저자가 자신의 20대에 대해 이야기한 내용을 편집자가 편집한 내용이다.
이 책은 1969년 청년 하용조가 폐병으로 피를 쏟으며 외딴 병원에 입원한 날로부터 9개월간에 걸쳐 써내려간 진솔한 고백록으로 삶과 죽음, 믿음과 실천, 사랑과 용서, 전도와 선교, 공동체와 자기 정체성 등 내용이 집약돼 있다.
이 청년은 영혼의 민낯으로, 초라해진 육신을 끌어안고 병상 위에 누워 애끓는 피를 이 땅에 뿌리게 해달라고 고백한다. 성공도 명예도 권력도 부도 아닌 십자가를 바라보며 같은 병실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할 것인가, 그들의 고민은 무엇인가, 그들의 삶은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가 고민한다.
젊은 날 건강으로 모든 것이 멈춰진 병원에 누운 저자는 날마다 꿈을 생각하고, 꿈을 기록했다. 절망과 두려움에서 생명과 사랑으로 가려는 그 하루를 드림이 믿음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는 그의 삶을 온전히 드리는 출발점이 됐다.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이 더 많은 그때' "그러나 나에게는 주님이 있다!" 이 진실 하나를 붙들고 절망과 힘겨루기를 하며 주님을 향해 나아간 '예수님을 정신없이 좋아했던' 스물셋 청년 하용조의 마음의 불이 우리 가운데도 붙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