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던 13명의 이집트 기독교인들이 무사히 풀려났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6일 보도했다. 납치 당시 이들은 리비아에서 일하던 중이었다.
시르테 마르주크 원로회(council of elders)의 무프타 마르주크 대표는 "이집트 기독교인들은 불법 밀수업자 단체에 붙들렸다. 이들은 시르테 동부 하라와까지 이동하는 데 필요한 돈과 교통수단을 탈취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복면을 한 무장대원들이 차량 4대에 나눠 타고 시르테 주택을 돌아다니며 거주민의 신분을 확인한 후 기독교인들을 어디론가 끌고 갔다. 이들은 전에도 같은 도시에서 이집트 기독교인들 7명 이상을 납치했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무슬림 테러단체 안사라 알샤리아가 이번 납치의 배후에 있다"고 전했다.
영국 콥트교회 소속 앙겔로스(Angelos) 사제는 성명을 통해 "리비아에 있는 이집트 콥트교회 교인들을 표적으로 한 부당한 공격이 계속 증가하는 데 대해 심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최근 리비아에서는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시르테 지역은 그 가운데 하나인 '안사르 알샤리아'의 거처로 알려져 왔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 5일 동안 최소한 20명의 기독교인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납치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2월에는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이집트 기독교인 7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적도 있었다.
리비아에는 건설·제조업 등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이집트인 수천 명이 머물고 있으며, 이 가운데 기독교인들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