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성도 교회 밖 신앙
양희송 | 포이에마 | 200쪽 | 11,000원
<가나안 성도 교회 밖 신앙>은 '제도권 바깥에서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현상(faith outside institutions)', 그 중에서도 21세기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 흐름을 진단하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가나안의 현상학', '가나안의 사회학', '가나안의 신학' 등 3부로 나눠 세간에서 말하는 '가나안 성도'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반박하고, 이를 통해 한국교회의 여러 모순과 갈등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가나안 성도들'을 '우리'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들에게 심정적 동의와 지지를 보낸다.
'가나안 성도' 현상을 통해 저자는 교회론과 구원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한다. 기존 성도들에게는 관습적인 신앙생활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하고, 일선 목회자나 학자, 교계 지도자들에게는 현실을 부정 또는 회피하지 말 것과 대안 모색을 권면한다. 그들은 '잃은 양'이나 '교회 쇼핑족'이 아니라는 것.
책은 그들이 결국 '대안적 교회'에서 모이고 있다는 점을 하나의 모델로 예시했는데, 이는 적은 규모라 해도 결국 '수평이동'에 다름 아니다. 그런 점에서 대안 제시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지만, 책이 말하듯 케리그마(선포), 레투르기아(예배), 코이노니아(교제), 디아코니아(봉사), 디다케(교육) 등을 '에클레시아' 없이 혼자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 앞에 우리 한 사람은 '단독자'로 서야 하지만, 기독교는 '수행 종교'가 아니므로 이들을 무조건 지지할 수는 없다.
사실 '아나뱁티스트'와 '무교회주의' 등 기독교 2천년 역사 속에서 제도권 교회를 벗어나 대안을 찾아보려는 시도는 계속돼 왔고, 그들은 결국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이뤘다. 21세기 한국에서는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인해 '(IT 기술을 이용하면) 어디서나 설교를 들을 수 있고, 언제나 성경을 읽을 수 있으며, 그러한 무리들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도 소통하고 모일 수 있기에' 그 흐름이 좀 더 본격화되고 구체화됐을 뿐이다. '안 나가'를 거꾸로 만들었다는 '가나안 성도'부터 모두 공감하고 문제를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용어로 수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