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Photo : )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칼빈학회(회장 신정우 목사)와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대표회장 이종윤 목사)가 15일 서울 새문안교회(담임 이수영 목사)에서 '칼빈의 유산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종교개혁신학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자로 최윤배(장신대)·이은선(안양대)·이정숙(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안인섭(총신대)·황대우(고신대)·유창형(칼빈대) 교수가 나서, 각각 '칼빈의 관계적 삼위일체론에 대한 연구' '칼빈의 칭의론' '칼빈의 제네바 해벌과정 재고' '칼빈과 한국교회' '칼빈신학과 제네바 사회복지' '니케아 신경과 칼빈의 삼위일체론의 관계에 대한 레이몬드와 박경수의 견해 비교'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칭의와 성화의 관계

이 중 '칼빈의 칭의론'을 제목으로 발표한 이은선 교수는 "칭의와 성화의 동시성과 불가분리성에서, 칼빈이 말하는 성화는 구원 얻는 믿음을 통해서 선행의 열매를 맺는 점진적인 성화"라며 "칼빈이 말하는 불가분리성은, 그리스도가 계신 곳에 성령이 계시고 성령이 계신 곳에 그리스도가 계셔 칭의와 성화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칼빈이 칭의와 성화의 불가분리성을 주장하면서 칭의가 성화의 원인이나 토대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명백하다"면서 "로마가톨릭이 칭의와 성화를 혼합해 '성화가 칭의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루터의 이신칭의론과 궤를 같이해 '칭의는 철저하게 믿음에만 의지하지만 성화의 토대 내지는 근거가 되어 반드시 성화를 수반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선 교수(오른쪽 두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신정우 목사(좌장), 박경수(논평, 장신대)·이은선·김병훈(논평, 합신대) 교수. ⓒ김진영 기자
(Photo : 기독일보) ▲이은선 교수(오른쪽 두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신정우 목사(좌장), 박경수(논평, 장신대)·이은선·김병훈(논평, 합신대) 교수. ⓒ김진영 기자

이 교수는 "그러므로 그(칼빈)는 칭의를 첫째 선물이요 성화를 둘째 선물이라고 말하고, 칭의가 성화의 토대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칼빈은 칭의에서 성화로 나아간다고 강조하면서 '성화를 통한 행위의 의를 믿음에 의한 칭의의 종속적인 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칼빈은 '성화는 칭의와 함께 그리스도의 의의 지속적인 전가를 통해서만 완전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면서 "이러한 측면에서 성화는 칭의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칭의와 성화는 모두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에서 이뤄지며, 성령의 역사를 통한 믿음을 수단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칼빈 수용

또 다른 발표자였던 안인섭 교수는 '칼빈과 한국교회'를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칼빈주의자를 포함해 한국 개신교 그리스도인들은, 개신교와 칼빈주의를 로마가톨릭에서 분리된 교회 운동으로서가 아니라 기독교 그 자체로 받아들였다"며 "한국의 칼빈주의는 칼빈의 작품을 해석하는 것에 의해 세워진 것이 아니라, 칼빈주의적 교회가 정착된 이후에 이 교회의 구성원들이 그 자신들의 정체성을 수립하기 위해 칼빈의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서 세워졌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한국에서 칼빈주의의 수용은 아시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4가지 다른 특징들을 보여준다"며 "첫째, 이것은 1880년대 초반에 등장한 자발적인 수용으로 묘사할 수 있다. 최초의 한국인 개신교인들은 중국과 일본에서 개신교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들은 또한 선교사가 입국하기 전 성경을 번역하고 출판하기도 했다. 더욱이 그들 스스로 교회를 세웠다"고 했다.

이어 "둘째, 초대 한국 개신교 교회 구성원들은 다른 어떤 것보다 성경을 높이 존중했고, 셋째 한국이 일본에 의해 몰락하고 있을 때 장로교회는 독립에 대한 민족적 운동에 긍정적 공헌을 했다. 이런 맥락에서 칼빈의 사상은 한국의 토양에서 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넷째, 칼빈의 영향은 계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심지어 이 나라가 남과 북으로 갈라진 1945년 이래로 남한에서 칼빈주의 교회는 어떤 장애물 없이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칼빈의 사상은 한국사회의 재건설에 공헌했다"며 "한국인에 의한 칼빈의 수용은 현대 한국의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상황에 따른 실제적인 다양성을 증명한다. 이것은 왜 칼빈의 영향이 한국교회사에서 그토록 강했는가에 대한 이유를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16세기 유럽 제네바에서 칼빈은 컨시스토리를 통해서 목양장로사역을 감당했다. 이것의 실제적 내용과 그 신학적 의미는 한국교회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장로는 단순히 교회 안에서 행정 및 회계 관리를 맡는 항존직이 아니었다. 장로는 교인들의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삶을 돌아보면서 그들의 영적 필요를 채워주는 목양의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새롭게 조명되는 칼빈의 목양장로사역적 개념이,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둘째 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가 안인섭 교수. ⓒ김진영 기자
(Photo : )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둘째 줄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가 안인섭 교수. ⓒ김진영 기자

한편 이날 발표회에 앞서 진행된 개회예배에선 이종윤 목사가 설교했고, 이후에는 한철하·정성구·이수영 교수 등 역대 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칼빈학회 설립 50주년 기념식'이 이어졌다. 학회는 설립 50주년을 맞아 책 「한국칼빈학회 50년의 발자취: 회고와 전망」을 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