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교수)가 '바로 선 제자들, 세상으로 나아가다'는 주제로 현대사회의 물질주의를 비판했다.
손 교수는 "역사적 흐름으로 봤을 때 오늘날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바로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돈이 만능이고 돈만 있으면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모든 이들의 관심이 돈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돈을 좇고 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게 과거에는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학문과 예술계, 법조계, 심지어 종교계에서조차 돈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행하게도 돈은 매우 하급가치다. 이유는 돈은 공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많이 가지면 다른 사람은 적게 가질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고급가치, 즉 정의, 그리고 지혜와 같은 것들은 한 사람이 많이 가지더라도 다른 이가 적게 가질 필요가 없다"고 했다.
손 교수는 "우리가 비둘기처럼 순결해지려면 돈을 무시할 줄 알아야 한다. 돈을 상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한국교회에 번영신학이 들어와, 예수를 믿으면 복을 받는다고 믿는 이들이 있다. 여기서 복은 성경에서 말하는 복과 다르다. 다름 아닌 불로소득이다. 현대에서 불로소득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런데도 그것을 하나님의 복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재미있는 것은 세상이 돈을 좋아하지만, 그것만을 좇아 살아가는 삶 자체를 고상하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는 점"이라며 "얼마 전 방한한 교황에 우리가 열광한 이유 중 하나는 그가 검소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던 사람들을 존경한다. 이런 걸 보면, 세상도 돈을 탐하는 게 그리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돈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부지런하고 절제해야 한다"면서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것을 절약하고 절제해서, 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너무 가난하면 자칫 돈의 유혹에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겐 무엇보다 절제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이런 부지런함과 절제를 개인을 넘어 공동체의 문화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절제하고 열심히 노동하는 분위기에 젖어 있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교회의 문화로 정착될 수 있다면, 우리들은 바로 선 제자들로 세상에서 그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