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자녀를 둔 부모, '죽지 못해 사는 느낌'
이유 없는 반항과 짜증, 불만, 폭력성을 보인다. 엄마의 말에 불쑥 신경질부터 낸다. 극단적 표현도 서슴지 않다가 결국 대화 자체를 기피한다. 사춘기다.
중학교 2학년 딸을 키우는 엄마는 자신의 상황을 '죽지 못해 사는 느낌'이라고 표현한다. 어떻게든 딸과의 멀어진 거리를 좁혀보려 하지만 방법이 없다. 평소 엄마를 잘 따르고 엄마를 곧 잘 도와주던 사랑스러운 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뭐라고 말만하면 짜증만 부리고 엄마와 대화를 거부하고 스마트폰에서 눈을 뗄 줄 모르는 낯선 아이가 어느새 집에 들어앉아 있다.
이러한 청소년기의 극단적 변화는 전전두엽에서 일어나는 가지치기 때문이다. 이 시기가 되면 두뇌는 사용하지 않는 신경회로는 필요하지 않은 부분이라 판단해 시냅스(신경 세포의 접합 부분)를 제거한다. 따라서 이 시기까지 예술적 영역에 해당하는 두정엽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 부분은 잘려 나가고, 활발하게 사용된 영역의 시냅스는 더 견고해진다.
인간의 뇌 중 가장 늦게 성장하는 전전두엽은 감정조절 기능을 담당하는데, 청소년기에는 이 가지치기로 인해 감정조절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이 시기에는 '파충류 뇌'라고 불리는, 원시시대 생존을 위해 필요했던 '공포와 불안'을 담당하는 편도체를 비롯해 '포유류의 뇌'로 불리는, '감정, 행동,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변연계가 발달해 감정자극에 예민해지며, 부정적 감정이 강화된다. 따라서 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말과 표정을 바르게 읽지 못하고 자신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으로 잘못해석하기 쉽다.
스마트 기기에 마음 빼앗긴 청소년
이처럼 부모와 관계가 틀어지고 소원해진 청소년들이 감정적으로 기대기 위해 찾는 도구가 스마트폰이라고 낮은울타리 신상언 선교사는 말한다.
"스티브 잡스의 발상은 많은 이들을 편리하게 하고, 소통의 통로를 열어줬으나 동시에 많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
미주복음방송에서는 7월 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오후 7시부터 10시, 10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신상언 선교사를 강사로 초청해 "마음을 지키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미주복음방송 4층 세미나실에 열린 이번 콘서트에는 N세대 사역에 관심 있는 이들이 참석해 신 선교사가 오랜 사역의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통찰력을 배우고자 눈과 귀를 모았다.
10일 토크쇼에서 신 선교사는 "청소년의 문제는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 문제다. 교회를 나가도 마음을 빼앗겨서 변화가 없다"며 "신앙 교육은 종교적 행위의 습관을 길러주는 게 다가 아니라 세계관, 통찰력 분별력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야기에 담긴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모든 것은 이야기 싸움이다. 미국 처럼 이야기가 많은 곳이 없다. 부모는 자녀가 책을 많이 읽는다고 흐뭇해하나, 정작 어떤 이야기에 관한 것인지 모른다. 어느 순간 신앙을 잃어버리는 것은 이야기에 담긴 잘못된 세계관이 이미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영적 싸움은 세계관의 싸움이다."
교회와 세상, 분리해 선 긋고 살 수 없어
그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오늘날 복음을 상황에 적용해 해석하고 설명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회와 세상, 복음과 상황이 있다. 이 사이에서 아이들은 혼돈에 빠진다. 컨텍스트를 가르치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농경사회에서는 적용이 쉬웠으나 오늘날은 복잡한 여려 상황이 얽혀있다. '증권을 사는 게 투기인가, 투자인가'에 답하기도 쉽지 않다. 이 세상과 분리되어 선을 긋고 살 수 없다. 가장 나쁜 정책은 분리정책이다. 교회 안에 머무르라고 부름 받은 게 아니다.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데 세상을 모른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며 신앙을 실천하려 한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나눴다.
"CCC에서 훈련을 받고 직장에 들어갔다. 회식을 하면 술을 마셔야 하니 회식에 불참했다. 그러면서 '이 직장에서 순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한 사람씩 전도해서 성경을 가르쳤는데 지금 와서 보니 문제가 있었다. 그들을 전도하려 했지만, 그들과 한 번도 생활을 나눠본 적이 없다. 세상 사람들과 살면서 그들에게 삶을 통해 생명력을 불어 넣어야 했다."
공적영역에서 기독교 세계관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는 이러한 '교회와 세상'이라는 이분법이 자녀들이 기독교적 가치관, 세계관을 세상에 적용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러분 자녀들이 온갖 문제를 갖고 와서 얘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면 문제다. 문창극 후보 사퇴에서 볼 수 있듯, 공적영역에서 기독교 세계관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다. 그가 교회에서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했을 때, 교회 안에서는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에 그 발언이 알려졌을 때 온 국민이 들고 일어섰다."
그는 영적 삶을 지탱해주는 두 개의 기둥으로 생명력과 세계관을 꼽았다. 그는 이 두 기둥이 올바르게 세워지려면 하나님을 올바르게 이해, 인식,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품 전시하는 교회 아닌 예수의 생명력과 세계관 가르쳐야
"복음을 잃어버리고 상품을 전시한 교회가 많다. 그것들로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이미 우리는 안다.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흘러나오는 삶의 원동력 즉 생명력과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삶의 틀 즉 세계관을 올바르게 갖춰야 한다."
강의 후반부에서는 N세대가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영상물을 제시하며, 이들에 잘못된 세계관이 스며들어와 N세대를 위협하고 있다며, 교회가 이런 시대의 흐름을 분별하고 N세대에게 현실 적응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영역의 사람들과 화평하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기독교 교육을 가정에서 담당해야 한다. 교회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신앙이 좋은 사람들은 우선순위를 지키며 조화, 균형이 있다. 신앙에 문제가 있는 곳은 불균형된 모습을 지닌다. 잘못된 교회의 한 예는 극장식 교회다. 우리가 아무리 엔터테인먼트를 잘해도 할리우드를 따라갈 수 없다. 오늘날 교회가 시뮬레이터(simulator, 모의실험 장치) 교육을 제공하지 않으니 자녀들이 현실 적응 능력이 떨어진다. 한국에서는 '교회를 열심히 다닌 아이들은 세상에서 바보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한국 교회에 똑똑한 아이들이 나오지 않는다. 코스타 외에는 젊은이들이 답답함을 느끼고 말이 안 통한다고 말한다."
작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쥔 라이프오브파이(Life of Pie)라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여준 후 "이 장면에서 저 청년만 빼고 모두 가짜다. 컴퓨터그래픽이다. 이 영화의 주제는 이슬람, 기독교, 힌두교 중에서 힌두교가 최고라는 것"을 지적하고 미디어가 주입하는 외모지상주의, 대중음악 가사에 나타난 적나라한 성적 표현 등에 청소년이 노출돼 있다며 경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1989년 "가정의 회복과 N세대 부흥을 꿈꾸는 문화사역단체" 낮은울타리를 설립해 청소년을 위한 세계관 교육에 앞장서온 신상언 선교사는 전문 문화사역자로서 한국과 해외에서 여러 강연을 이끌고 있다.
낮은울타리 LA 본부: 818-300-6868, http://www.woolta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