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로 개종한 후 사형선고를 받았던 수단 여성이 석방됐다.
AFP 등 외신은 23일(현지시각) 수단 카르툼 고등법원이 마리암 예흐야 이브라힘에 대해 사형선고를 내린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전했다.
무슬림 아버지와 에티오피아 정교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지난해 8월 기독교인과 결혼해 개종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후 사형과 함께 태형 100대를 선고받았다.
이슬람 샤리아 법에 따르면, 무슬림 여성들은 비무슬림 남성과 결혼할 수 없으며, 무슬림이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것은 사형에 해당하는 배교행위다.
당시 임신 중이었던 그녀는 18개월 된 아들 마틴과 함께 수감 생활을 하다 교도소에서 딸을 출산했다.
마리암의 변호인 모하나드 무스타파는 "신변 보호를 위해 위치를 밝힐 수 없으나, 그녀는 현재 안전한 곳에서 남편 다니엘 와니와 함께 있다"고 전했다. 와니는 미국 시민권자다.
마리암의 석방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과 인권단체들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인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우려했던 사건에 대한 수단 고등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지난 2005년 제정된 수단 과도정부의 헌법과 '세계인권선언' 등과는 다른 내용을 담은 현행 법률은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기독연대(CSW) 머빈 토마스 총재 역시 "불공평하고 반인륜적이며 불필요한 판결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수단 대사와 그녀의 석방 문제를 협의했던 크리스 스미스 미 상원의원은 "커다란 진전"이라며 석방 소식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