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할렐루야 대뉴욕복음화대회가 13일 오후7시30분 프라미스교회에서 고훈 목사(안산제일교회 담임)를 강사로 초청한 가운데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요16:33)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첫째 날 대회는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뉴욕 각지에서 모인 성도들로 대회 장소가 가득 찼다. 뉴욕수정성결교회 경배와 찬양팀의 뜨거운 찬양으로 시작된 대회는 황영송 목사(청소년분과위원장)의 인도로 김승희 목사(대회장)이 대회사를 선언하며 3일간의 대장정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테너 신남섭과 바리톤 이요한의 ‘거룩한 성’ 특별찬양이 있었으며 이규섭 목사(퀸즈한인교회) 대표기도, 김주열 장로(부이사장) 성경봉독, 퀸즈한인교회 찬양대 ‘사랑이 예 오셨네’ 찬양, 송병기 목사(고문) 강사소개, 고훈 목사 설교-‘디아스포라여, 당신은 예배다’(롬12:1-2), 한재홍 목사(고문) 헌금기도, 뉴욕목사합창단 ‘주님의 크신 은혜’ 헌금특송, 송일권 목사 광고, 황동익 목사 축도 등의 순서로 대회가 진행됐다.
대회장을 맡은 김승희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난 세월호 참사의 흔적이 여전히 우리 주위를 맴돌며 전방위로 우리 영혼과 사회를 짓누르고 있지만 희망은 언제나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하나님에게만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약속의 땅, 축복의 땅,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나아가라 명하셨던 하나님이 이제 할렐루야대회를 통해 우리 영혼을 소생시키며 놀라운 생명력과 풍성한 삶을 충만히 부어 주실 줄 믿는다”고 선언했다.
세월호, 슬픔 참사지만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가 있었다
강사 고훈 목사는 설교를 세월호의 슬픔을 전하며 시작했다. 고훈 목사가 담임하는 안산제일교회는 이번 세월호 사태로 12명의 학생을 잃었다.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학생 14명 중 2명만이 살아 돌아왔고 구조되지 못한 12명의 학생으로 인해 교회 전체가 지금도 애도의 물결 속에 보내고 있다.
고훈 목사는 미처 언론에 다 알려지지 않았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자신도 슬픔 속에서 아직까지 헤어나기 힘들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안산제일교회 학생 중 한명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구명조끼를 챙기면서 승객들을 다 구조한 뒤 나가겠다고 했던 희생자 박지영 승무원의 도움으로 살 수 있었다. 고훈 목사는 이 학생이 자신의 구명조끼를 챙겨준 승무원 누나가 구조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하면서 매년 이 시기가 되면 그 트라우마가 살아날 것이라며 세월호의 슬픔을 잊기 힘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제일 먼저 시신을 수습해서 장례식을 치렀던 학생의 어머니는 고훈 목사가 학생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곳에 도착하자 시신을 향해 ‘얘야 사랑하는 목사님이 왔다 인사드려야지’라고 말하고 그대로 쓰러져서 반신불수가 돼 지금까지 두 달을 병원에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에 고훈 목사는 “며칠 전 미국에 있는 손자의 아이 얼굴을 보다가 눈물이 나서 더는 볼 수가 없었다”면서 “5살 손자에게 눈이라도 줄 수 있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있다. 고등학생까지 다 키워 놓은 자식을 보내야 했던 부모님의 슬픔은 이에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훈 목사는 세월호 참사가 슬픔만을 남긴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고훈 목사는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 어려움 속에서도 소망이 있고 역사가 있었다”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들려온 여러 간증의 소식들도 함께 전했다.
안산제일교회를 다녔던 세월호 희생자들 중에는 부모와 가족을 모두 전도한 학생도 있었다. 이 학생은 자신의 쌍둥이 형제와 떨어져 단원고를 다니다 이번 참사를 겪게 됐는데, 쌍둥이 형제 중 하나만 남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부모와 그 남아 있는 쌍둥이 형제의 심정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진다고 고훈 목사는 말했다. 이 부모와 형제는 자신들을 전도하고 하늘나라로 간 쌍둥이 학생의 뜻을 생각하며 천국의 소망을 갖고 살아가겠다고 신앙의 결의를 다졌고, 고훈 목사는 이에 대해 사망의 현장이 소망의 현장이 됐다고 강조했다.
또 고훈 목사는 이단에 빠졌던 부모들이 회심한 사례도 전했다. 평소 어머니와 아버지를 이단에서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이 학생의 죽음은 부모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왔고, 평소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아이의 모습에 심경에 변화를 느낀 것이다. 아이의 아버지는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고훈 목사의 손을 잡고 이제 이단이 무엇인지 알겠다면서 집을 이사가서 이제는 진짜 예수를 믿겠다고 말했다고 고훈 목사는 전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뉴욕서 처음 웃음보인 고훈 목사
고훈 목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2개월 동안 웃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오열하며 ‘내 새끼’, ‘내 새끼’ 하는 교인들 2-30명 앞에서는 웃음조차 사라지고 진중한 설교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 안산지역 부활절새벽연합예배를 맡았는데 즐겁게 예배를 인도하리라고 다짐하고 갔다가 단 한마디도 즐겁게 하지 못하고 울다가 왔다고 했다. 고훈 목사는 “이런 저를 뉴욕에 불러 주셨길래 어째서 저와 같은 이를 불러주셨을까 뜻을 생각하니 이제는 좀 웃으라고 보내신 것 같다”고 말했다.
고훈 목사는 설교 중 예화보다 자신의 간증을 더욱 많이 이야기했다. 실제로 고훈 목사는 어린시절 폐에 구멍이 나는 병을 비롯해, 13년 전 절제술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발병하지 않는 말기암까지 병마와의 싸움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생존해 온 산증인이다. 고훈 목사는 말기암이 온 내장으로 퍼져 5일 동안 의식을 잃고 장기들이 부패하기 시작할 때 기적적으로 눈을 뜨기도 했다.
이에 고훈 목사가 이날 전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고난 속에서도 기뻐하라는 것이었다.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때나 죽음의 문턱으로 갔을 때나 고훈 목사는 예수님의 보혈에 관한 찬송을 마음으로 부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고, 이런 환난 중에도 기뻐했더니 하나님께서 병까지 치료해주셨다고 강조했다. 올해 할렐루야대회의 주제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는 말씀과 같이 되기 위해서는 예배와 기도, 찬송이 성도들에게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강조했다.
설교 직후 세월호 이야기로 슬픔을 먼저 전했던 고훈 목사는 본격적인 설교 메시지를 전하면서 조금씩 유쾌한 말도 섞어 전했다. 대회 시작 후 전혀 웃음을 보이지 않았던 고훈 목사는 설교 중 유쾌한 일화들을 소개하고 가끔 농담도 던졌다. 세월호 이야기로 무거워졌던 분위기가 고훈 목사의 유쾌한 방식의 설교에 점차 밝게 변했다. 이날 참석한 뉴욕지역 성도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고훈 목사는 핵심 내용을 충실히 하면서 설교를 재미있게 풀어갔다.
‘디아스포라는 예배’...고훈 목사가 강조한 예배, 기도, 찬송
고훈 목사는 이날 ‘디아스포라여, 당신은 예배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본격적인 설교에서 고훈 목사는 한인 디아스포라의 선교적 위치를 강조하면서 예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고훈 목사는 “중국인 디아스포라는 식당을 세웠고, 한인 디아스포라는 교회를 세웠다. 한인 디아스포라에 하나님의 축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훈 목사는 예배에 대해 “요엘서 1장 9절에 소제와 전제가 여호와의 전에 끊어졌고 제사장이 슬퍼한다고 했다. 절대로 제사장들이 울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예배가 끊어질 때 제사장은 눈물을 하나님께 보일 수밖에 없다. 우리 목회자들은 성도들이 빠질 때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 어거스틴은 예배는 생명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예배를 생명시 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고훈 목사는 자신이 예수님을 알기 전 성령의 이끄심으로 교회당을 찾아 회심하게 된 이야기를 전하며 당시 느꼈던 예배의 감격을 전했다. 또 폐에 구멍이 나서 끊이지 않는 기침으로 인해 예배의 앞자리에 앉을 수 없어 예배 시작과 동시에 뒷자리에서만 예배를 드려야했던 그 시절을 회상하면서 “제일 앞에서 예배 보는 축복을 하나님이 주셨다”고 간증했다.
이어 찬송에 대해서도 설교하면서 자신은 ‘그 피가 맘 속에 큰 증거됩니다’라는 보혈찬송만 50년을 불러왔다고 간증했다. 고훈 목사는 “암에 걸렸어도 저는 ‘그 피가 맘 속에’ 찬송을 불렀다. 찬송을 부르면 암이 왔다가도 일곱길로 도망간다. 찬송은 우리 삶의 맥박”이라고 강조했다.
고훈 목사는 “신앙 초기에 황소는 왕이 드리는 제물이었는데 왕이 드리는 황소보다 가난한 자가 하나님께 드리는 찬미는 더욱 기쁘게 받으신다는 구절이 저는 그렇게 기쁠 수 없다”면서 그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은 찬송을 매순간 부른다고 전했다.
고훈 목사는 “암이 췌장이며 십이지자이며 온 내부 장기에 퍼져서 한 달 동안 중환자실에 있었다. 마취제를 놓아도 듣지 않는 고통스러운 순간이었지만 저는 그 때 스데반 집사, 손양원 목사 등의 순교자들이 생각났다”면서 “나는 소독약도 바르고 의사도 옆에 있는데 순교자들은 소독약 하나 바르지 않고 마이신도 하나 안 먹고 주님을 위해 고난을 당했다는 사실에 감동이 되고 기쁨이 몰려왔다. 그것이 찬송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에 고훈 목사는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찬송의 능력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독일이 프랑스에 점령을 당했을 때 국어 선생님이 오늘이 프랑스어의 마지막이라면서 다만 프랑스어는 감옥 속에서 열쇠와 같으니 모국어를 잊지 말라고 했다”면서 “우리는 세상 어느 곳에 다니더라도 찬송을 갖고 있다면 그 감옥과 같은 곳을 벗어날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제가 27가지의 죽을 병에 걸렸는데 찬송은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고 찬송의 능력을 증거했다.
고훈 목사는 마지막으로 기도와 말씀을 강조했다. 고훈 목사는 “성도에게 말씀은 양식이고 기도는 호흡이고 찬송은 맥박”이라면서 “육은 밥을 먹어야 살듯이 영은 말씀을 먹으면 살아난다. 닭을 잡을 때는 목을 비트는데 호흡을 끊으려고 하는 것이다. 성도들이 기도를 못하게 막으면 모든 것이 막히고 불안하게 된다”면서 말씀과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훈 목사는 기도에 관한 간증도 함께 전했다. 개척 초기 시절 성전건축을 위해 40일 새벽금식기도를 진행했을 때 주일학교 애들까지 다 나와서 금식하자고 제안하는 바람에 학교에서 교장이 새벽기도 시키지 말라고 교회에 공문까지 보냈던 일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아이들이 기도 덕분에 역사를 체험할 수 있었다.
고훈 목사는 “세상에 제일 불쌍한 것이 성령의 도우심이 있음에도 기도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마땅히 빌바를 알지 못하지만 성령께서 도우시는 것이 기도다. 기도를 하지 않는 것은 열쇠를 쥐고도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훈 목사는 다시 한번 예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고훈 목사는 “안식일을 지키는 유대인들은 토요일을 결국 쉬는 날로 만들었다. 엿새 동안 일하고 하루를 쉬게 돼있는데 토요일을 쉬니까 주일까지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면서 “한국에 있는 주의 종들이 날마다 운다. 예배를 통해서 복을 받은 것인데 왜 예배를 멀리하는지 가슴을 치고 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유대인들보다, 몰몬교 보다 더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예배 신앙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