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여러모로 뜻깊은 총회를 다녀왔다. 일년 임기의 총회장직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총회장에게 넘겨주는 시간이었고, 총회적으로는 지난 몇 년 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적지 않는 난제가 산적했던 총회의 모든 일들이 순적하게 마무리 지어져, 오신 모든 분들이 기쁜 얼굴로 떠났다.
이번 총회를 다녀오면서 무척 고무적이었던 것은 종전의 회의 일색이었던 총회의 순서가 다양해지고 무척 은혜로워졌다는 사실이다. 총회는 보통 화요일 저녁부터 금요일 아침까지 삼박사일의 일정으로 진행되는데 종전의 경우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줄곧 회의만 하다시피 하다 돌아오곤 했다. 그래서 더러는 회의(會義)를 너무 많이 하다보니 회의(懷疑)가 든다는 말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젊은 목회자들 중에는 그것이 못 마땅해 한 나절이라도 회의를 좀 쉬면서 휴식과 교제를 나누면 어떠냐고 제안을 하면 어른들은 총회가 놀러 온 건줄 아느냐고 꾸짖어 머쓱해 지곤 하기도 했다. 그러다 작년 37차 총회를 우리가 주최하면서 과감히 일정을 조정했다.
그래서 하루는 아침에 간단히 회의를 마친 후 관광버스 몇 대를 세 내어 폴게티 뮤지엄으로 단체 관람을 갔다. 많은 목회자와 사모님들이 너무나 유익하고 좋은 시간이었다고 좋아하셨다. 그러자 이번 토론토에서 열린 38차 총회에서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 역시나 총회 기간 중 한 날을 정해 토론토에서 1시간 20분 가량 떨어진 나이아가라 폭포로 참석한 모든 분들이 소풍을 갔는데 모두들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모른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바라보면서 많은 목회자와 사모님들이 목회를 하며 쌓인 피로를 시원하게 씻어내는 모습이었다.
그 외에도 고무적인 일들이 많았다. 작년 총회를 주최하면서 총회 준비위원회에서는 2세 목회자들의 참가비를 반으로 할인해 주기 시작했는데 금년 총회에는 그뿐 아니라 선교사님들의 참가비도 반으로 할인해 주어서 많은 선교사님들이 총회에 참석을 했다. 매년 총회 기간 중에 있는 선교대회의 포맷도 획기적으로 바뀌었는데, 종전에는 주로 목사님들이 설교를 하고 선교사님들은 간단한 인사만 하던 것을 금년에는 아예 선교사님들이 주강사가 되어 선교의 밤을 진행했다. 선교지의 많은 어려움들 가운데도 살아계신 하나님의 역사가 함께 하시는 간증들을 통해 큰 도전이 되었다.
어떤 선교사님은 자기 집 물건을 늘 도둑질 해 가던 한 청년을 인내로 기도하며 키워서 마침내 훌륭한 목회자로 성장시킨 얘기를 나누며 감동을 주셨고, 한 젊은 선교사님은 아무리 전도해도 예수를 믿기 어려운 일본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담대하게 복음을 전해 열매를 거두고 있는 소식들을 전했다.
얼마나 큰 은혜와 도전이 되었는지 모른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회의를 해도 별로 지루하지 않고 짧은 시간에 오히려 더 생산적인 결과가 있어서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리로서는 총회 순서 자체도 좋았지만 작년에 우리가 뿌려놓은 작은 변화의 씨앗이 좋은 열매를 맺고 있다는 생각에 남몰래 흐뭇한 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