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망은 구원입니다
빌리 그래함 | 아드폰테스 | 340쪽
40년 전 한국에서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던 빌리 그래함 목사는 현재 90대 후반의 고령으로 위독하다는 말이 나오지만, 그 메시지만큼은 여전히 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치 갈렙의 '노익장'을 보는 듯 하다. 벌써 그의 '마지막 메시지'를 표방한 책이 몇 권째 나왔지만, 진짜 '마지막 메시지'가 될지 모르는 이 책에서 그는 구원에 대한 소망을 강력하게 노래하고 있다.
<내 소망은 구원입니다(The Reason for My Hope: Salvation)>의 설교 8편에서 그는 평생 이야기했던 복음과 구원을 변함없이 설파하지만, '한물 간 원로 목회자의 철 지난 방식'이 아니다.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흡인력이 있고, 강력하다. 각 편에서 그는 먼저 독자들을 향해 질문한다.
"구조받은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좋은 이야기를 훌륭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가? 한 영화 분석가는 속량(redemption) 때문이라고 말한다." "'죄 개념'이 사라졌는가? 당신은 이 질문이 나 같은 설교자에게서 나왔으리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니다." "누군들 승리하는 팀에 들길 싫어하겠는가? 나는 지금껏 승리 대신 패배를 선택하려는 사람을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다." 독자는 뒷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8편의 설교를 다 읽고 나면, 자기도 모르게 '사영리'를 모두 들었음을 알게 된다.
그는 본론에 앞서 '소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는데, 현 시대에 대한 진단과 영적 처방이 통찰력 있고 간결하게 녹아 있다. "소망은 선물이다. 자신을 불확실성에서 깊은 확신으로 이끌어주는 소중한 것이다. 소망이 오면 절망이 떠난다. 세상은 불확실성에 관한 소식으로 넘쳐난다. 오늘과 미래에 관해 우리를 아주 확실한 곳으로 이끄는 길은 하나 뿐이다. 지금 같은 시대에 우리에게는 확실한 소망이 필요하다."
소망은 자신보다 큰 무언가를 믿는 확신으로 넘친다. 소망은 과학, 의학, 정부, 기술에 있지 않다. 소망은 우리의 삶을 소모하지 않고 오히려 지속적인 유익을, 흐릿해 보이는 보화에서 솟아나는 유익을 안겨주는 엄청난 선물이다. 그래함 목사는 소망을 "매일 우리를 에워싸는 자연의 숨결", "바짝 마른 바위 틈에서 솟아나는 샘 속에 있는 것" 등 낭만적으로 묘사한 후, 마지막으로 말한다.
"소망은 죽음 너머에 삶이 있다는 절대적 확신이다. 너나 없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아픈 마음에 소망은 위로를 준다. 소망은 참아내고, 설득하며, 승리한다. ...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소망이라고 말한다. 그분은 세상의 유일한 소망이다. 그분은 당신의 문빗장을 열어 구원의 빛이 당신의 삶에 들어가게 하려고 오셨다. 우리가 소망의 하나님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면, 소망이 우리를 이끌고 불확실한 내일을 헤쳐나갈 것이다."
'종교'가 아닌 '예수'만이 소망이라는 메시지도, 최근 복음주의권 목회자들의 그것과 일치한다. "그 어떤 종교도 당신의 영혼을 구원하지 못한다. 오직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만이 당신의 영혼이 살아나도록 자기 생명을 버리셨다. 죄와 죄책감과 수치를 깨닫고 자신의 필요를 거룩한 하나님께 고백하는 영혼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속량을 통해 구원을 선물로 받는다. 진정한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다. 진정한 기독교는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이다(203쪽)."
무엇보다 큰 소망은, 그분이 다시 오신다는 소식이다. 그래함 목사는 "그가 다시 올 거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으면서, 악(惡)이 또다시 승리하는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언급한다. 단순한 낙관론이 아니라, 절대적인 진리에 기초한 소망과 사랑만이 해답이다. '최종 심판의 날'은 다가오고 있고, 다시 오실 왕은 모든 악당들을 물리치실 것이다. 그래서 그분의 오심만이 희망이다.
끝으로 그래함 목사는 재차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십자가의 메시지를 이해해야 한다 △비용을 계산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당신의 삶을 다스리는 주님으로 고백해야 한다 △기꺼이 하나님께서 당신의 삶을 바꾸시도록 내어드려야 한다 △구원을 받았다면 하나님 말씀을 사모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영접기도를 적어 놓고 함께 읽기를 요청한 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따라 읽은 기도가 죄인을 구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경은 분명하게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죄를 깨닫고 회개해야 하며, 하나님이 우리를 바꾸시도록 자신을 그분께 내어드려야 하며, 예수 그리스도께 순종하고 따라야 한다고. 이것이 누구든지 생명을 얻는 가장 중요한 단계이자 진리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고."
그가 이 책에 대해 "사역을 하면서 지금까지 전한 복음을 간추려 보았다"고 말한 이유가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한 영혼이라도 더'밖에 없는 듯하다. 번역도 깔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