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로스한인교회 진세관 담임목사를 포함한 18명의 청년들이 지난 5월 19일부터 24일까지 임태일 선교사가 사역하는 피닉스 호피 인디언 보호구역 미션트립을 다녀왔다. 지난 4월, 온 교회가 함께 마련한 가라지 세일 등으로 마련한 선교헌금을 현재 건축 중인 예배당 건물을 위해 전달하고, 기도처소를 쌓는 일과 어린이들을 위한 애프터 스쿨 프로그램 및 현지 성도들과의 교제를 나누고 돌아왔다.

청년들은 하나 같이 '미국이지만 미국이 아닌 곳'이라고 놀라면서, 마약과 알코올 중독, 실업 등으로 삶의 목적과 희망을 잃어버린 부모 아래서 자라는 아이들이 꿈을 잃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깊은 마음의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청년들이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자신들의 꿈을 나누고, 그들의 꿈을 물어봤지만 꿈을 꾸는 것 조차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아무도 길을 열어주거나 보여주지 않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돌보려는 의지가 없다. 그 지역 고등학교 전체에서 매년 대학에 진학하는 아이들은 1-2명에 불과하며, 십대 임신과 마약 중독도 심각한 상황이다. 교회 내에서 조차 중독 문제를 끊지 못해 자신을 정죄하고, 신음하는 이들이 있었다. 과연 우리가 이 땅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하면서 선교에서 돌아온 뒤 호피 선교를 위한 팀을 구성하게 됐다"고 밝힌 진세관 목사는 "호피 인디언 보다 호피 인디언의 역사와 주요 인물, 미국의 정책,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해박하신 임태일 선교사님께서는 오직 '복음'만이 해답이라면서, 복음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간증했다.

호피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한인 선교사로는 처음으로 그들과 함께 살면서 세 자녀 모두 지역의 공립 학교에 보내고 있는 임태일 선교사는 감리교 목사지만, 이 지역 선교를 중단한 침례교단 쪽에서 사용하는 예배당을 이어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110년 된 옛 예배당은 안전문제로 사용이 불가능해 새로운 건물을 짓고 있으며, 노크로스한인교회 청년들은 허문 건물의 돌을 다시 얹어 새 예배당 옆에 기도처소를 쌓는 일을 도왔다고 한다.

진 목사는 황량한 사막지역인 이곳에서 임태일 선교사가 사역하는 교회 주변만 사시사철 예쁜 꽃과 푸른 나무가 자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70-80명의 성도들이 출석하는 이 교회는 광야 같은 호피 지역에서 상하고 지친 심령들이 언제라도 돌아올 수 있고, 언제든 쉬어 갈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라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꾸고 계셨다"고 말했다.

노크로스한인교회 단기선교팀이 사역하는 기간 중 한 30대 여성도가 응급실로 실려와 병원심방을 같이하게 됐는데, 임 선교사는 이 여성도가 알코올 중독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 치지만 무너져 내릴 때마다 2-3시간 거리의 도시로 나가 2-3개월 씩 홈리스로 떠돌다 돌아오곤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날, 수요예배에 찾아온 그녀를 교회 성도들은 하나 하나 끌어 안아주고 환영해 주면서 따뜻하게 맞아주는 모습이 큰 감동이었다고 한다.

"마치 그 여성분이 전부는 아니지만 호피 인디언의 현재 모습을 반영하고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정말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 치지만 어찌할 수 없이 무너져 버린 자신의 모습에 또 다시 실망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실망시켰다는 모습에 낙심해 떠돌 수 밖에 없는...하지만 교회에 돌아왔을 때 언제라도 따뜻하게 감싸주고 위로해주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소망을 갖게 됐고 더 기도하게 됐습니다."

노크로스한인교회 청년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호피 인디언 선교를 돕는 것은 물론 이번 단기선교를 통해 만난 청소년들의 친구가 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연락하면서 교제해 나가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임태일 선교사의 자녀들부터 애틀랜타로 초청해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주며, 그 범위를 점차 지역 청소년들로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