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의 여성 사제 허용을 촉구하는 모임이 결성됐다. 미국 에큐메니컬 뉴스는 '로마 가톨릭 여성 사제들(Roman Catholic Womenpriests, 이하 RCWP)'이라는 이름의 여성 모임이 공식적인 발족을 알리고, "앞으로 가톨릭 교회에서 여성 사제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을 알린 RCWP의 구성원들은 스스로를 '신실한 가톨릭 교인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여성으로서 사제에 임명되기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교회에서 파문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처음 2002년부터 모임을 갖기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교회에 맞서서 여성 사제 허용을 위해 일할 것이며 하나님의 응답을 들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1월 "여성 사제를 금한다"는 기존 가톨릭 교회의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교황은 앞서 작년 9월 오스트레일리아의 그렉 레이놀즈 신부가 여성 사제를 허용한 행동을 징계하기 위해서 그를 파문했다.
레이놀즈 신부는 가톨릭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파문당한 것은 또한 동성결혼과 결혼의 정의를 바꾸기 위한 시위에 참여했기 때문이다"고도 밝혔다.
RCWP는 "우리가 파문된 이유는 단지 우리가 여성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남성들만이 사제가 될 수 있다고 하는 가톨릭 법에 도전한다. 여성에 대해 차별적인 이 법은 사람이 만든 것이며 모든 주권은 하나님께 있다"고 주장했다.
RCWP의 구성원들은 스스로를 '가톨릭 여성 사제'라 칭하고 있다. 총 180여 명인 이들 대부분인 미국 가톨릭 교회 출신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공식 사이트에서 "우리 여성들은 가톨릭 교회의 사도적 전통에 따라서 사제직에 임명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우리는 더 이상 교회에 여성도 사제가 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허락'을 요구하지 않겠다. 대신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미 부여하신 우리의 자리, 즉 가톨릭 교인들을 인도하는 환영 받는 사제로서의 자리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현재까지 가톨릭 교회의 여성 사제 허용에 대한 입장은 단호한 반대에 머물러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성에게만 사제직을 허용하는 교회의 방침은 우리가 논의할 대상이 아닌 문제다"고 밝힌 바 있다. 교황은 "세계에서 많은 여성들이 사람들을 인도하고 돕는 사제들의 목회적 책임을 함께 지고 있기는 하다"고 인정하기는 했다.
한편, 가톨릭 교회처럼 오랜 역사 기간 여성 사제직이 금지되어 있었던 영국성공회는 이달 초 여성 사제 허용 20주년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