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빈 회장
(Photo : 기독일보) 임혜빈 회장 ⓒ김준형

“여성이 한인사회 안에서 목소리를 높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인 공동체를 벗어나 주류사회에서 인정을 받으면 그들도 인정한다. 주류사회는 소수 인종에 관심이 별로 없다. 그러나 우리 공동체의 모든 자원과 자산을 드러낼 때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미주장신대 2차 공개 세미나 “21세기 이민교회와 사회, 어떤 여성 리더십을 요구하는가?”에서 ‘미주 한인교회와 사회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한 임혜빈 KCCD(Korean Churches for Communoty Development,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협회) 회장의 말이다. 11일(화) 오전 11시~오후 12시 30분에 걸쳐 진행된 세미나에서 임 회장은 KCCD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하나님께서 징검다리를 놓으신듯한 단계 한 단계 이끌어 가신 방식을 설명하며 백인 남성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국 내 '한인'이라는 소수자 입장에서, 또 ‘여성’이라는 위치에서 ‘한인 여성’을 비롯한 ‘아시아인’이 처한 상황과 그 상황을 타계하는 방법에 대해 전했다.

KCCD의 대표이자 설립자인 임 회장은 2013년 “LA에서 영감을 주는 10명의 여성”에 선정됐고 지난 11월 13일 백악관이 주최한 '종교계 지도자 초청 이민 개혁법 추진 관련 회의'에 아시아 대표로 참석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셉 바이든 부통령에게 아시아인이 처한 상황과 필요를 전했다. 최근 개봉된 영화 Son of God의 제작자 마크 버넷과 협력을 통해 한인을 위한 시사회를 유치한 바 있으며 방송과 언론을 통해 아시아인의 자원과 자산, 필요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는 KCCD의 사명을 ‘한인교회와의 협력을 통해 한인 공동체가 미국 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하며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돕는 것’이라 설명하며, “Let your light shine”(마5:16), “Good News and Good Works”(눅 4:18-19)에서 영감을 받아 단체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처음부터 한인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이 사명을 기꺼이 받아들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침례교단에서 성장한 그는, 교단 내에서 여성들의 눌리고 무시당하는 모습 때문에 신학교에 다니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신학교에 원서를 요청하는 순간 신기하게 닫혔던 모든 문이 열렸다.

“순종하는 순간, 하늘의 문이 열리는 체험을 했다.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일이라는 확신을 주셨고 하나님이 맡기신 일이니 담대함이 생겼다.”

그는 달란트의 비유를 들며 한 달란트를 받은 자의 문제는 주인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을 갖고 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인을 인색하고, 악한 자로 여겼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가장 맞는, 좋은 것을 주셨다는 것을 믿을 때 변화가 일어난다.”

그는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한인이 불합리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인은 다른 인종에 비해 높은 학위를 지닌 비율이 높은데 반해 사회적 요직에 오를 기회는 적다. 이는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문화적 특성과 언어의 장벽 때문이다. 한인은 미국 내에서 언어의 벽이 두번째로 높은 민족이다. 라티노 공동체는 통역 시스템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한인들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한인 교회와 언론은 이 목소리의 중요한 통로다.”

임혜빈 회장
(Photo : 기독일보) 임혜빈 회장 ⓒ김준형

또 그는 여러 자료를 분석하며 지난 10년 간 여성의 지위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균적으로 미국 내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소득이 적고, 싱글파더에 비해 싱글맘은 두 배로 가난하며, 기업체 내 여성의 고위직 비율, 이사회 비율은 14%, 17%에 불과하다. 하버드대에서 조사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성공할수록 주변사람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남성이 성공하는 경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콜럼비아 비지니스스쿨의 연구에서, 동일한 케이스를 ‘하이디와 하워드’로 이름만 바꿔 제시했을 때, 하워드에 비해 하이디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여성 목회자는 1200명에 이르나 이 중 1%만 담임목사다.”

그는 포베스지에서 여성의 미래의 역할을 “투명성(Transparency), 공감(Empathy), 협력(collaboration)”로 전망했다며 여성의 강점을 발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혜빈 회장
(Photo : 기독일보) 임혜빈 회장 ⓒ김준형

그는 아시아인(40%)의 주택 소유율이 흑인(46.3%)이나 라티노(45.7%)보다 낮고 청소년 범죄율과 가정 폭력 비율이 가장 높고 아시안 갱이 LA 카운티 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한인이 미국 사회 내에서 영향력을 넓혀 가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인 여성들은 교회 울타리를 넘어, 한인 사회 바깥에서, 그러나 한인 공동체의 자원을 잘 드러내며 일해야 한다”며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KCCD는 주택 마련 정보 박람회를 열어 한인들이 다운페이 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연방정부 프로그램을 제공했고 탈선청소년을 위한 운동을 위해 미 노동부로부터 5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또 오는 17(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약물중독 및 정신건강 치료 기관인 SAMHSA와 협력해 The Wilshire Blvd Temple(3663 Wilshire blvd. LA CA 90010)에서 신앙기반 협력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KCCD 홈페이지(www.kccd.org)를 통해 등록이 가능하다.

▷문의 : (213) 985-1500, hyep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