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가톨릭교회 수장이 국가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치 국면은 한 단계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국제 사회의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로마가톨릭교회 스비아토슬라프 세브추크(Sviatoslav Shevchuk) 대주교는 지난주 성명을 발표하고 "우크라이나는 불행히도 군사적인 분쟁을 겪게 됐다. 아직 아무도 총을 쏘지 않았고 아무도 죽지 않았으나, 군사적인 중재가 이미 시작된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세브추크 대주교는 "우리 국민들과 나라는 최근 위험에 처해 있다. 우리는 국가를 위해 일어나야 하며, 국가의 권위·자유·독립·일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목숨을 각오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사순절을 맞이해 우크라이나 교인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우리는 고통과 공포, 괴로움, 그리고 불안한 희망을 안고 이 기간을 맞이하고 있다"며 "사순절을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는 기도와 금식의 기간으로 보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를 요청하고, 분쟁 중인 양측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지난 주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집전된 미사 중 "매우 취약한 상황에 놓인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 나라의 모든 분야가 힘을 합쳐서 오해를 극복하고 함께 미래를 설계해 나가도록 인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양측이 대화와 협력에 나설 수 있도록 국제 단체들이 지지해 줄 것을 마음으로 호소한다"고 말했다.

크림 반도를 러시아의 영토로 만들 계획이 없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군사들은 이번주에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약 6천명의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를 장악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를 두고 영국의 윌리암 헤이그 외무장관은 "21세기 유럽에서 가장 큰 위기"라고 했다.

CNN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내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러시아를 계속적으로 비난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합법적인 지도자이며, 현재의 과도 정부는 쿠테타의 결과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지도자가 우크라이나의 남쪽과 동쪽 지역의 안정화를 이루지 못했다면서, 러시아 군대가 크림 반도로 들어간 이후 어떠한 군사적인 분쟁에도 개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과도정부측은 이러한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비판했다. 안드리 파루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위원회 의장은 "러시아의 급습에 대비해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의 수비를 두 배 가까이 늘렸다"고 강조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 중 가톨릭은 6%, 동방정교회가 주를 이루는 개신교는 26.8% 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