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바티칸에 아동 성추행을 저지른 성직자들을 파면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5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서 "바티칸이 성직자들에 의해 벌어지는 아동 성추행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위원회는 "바티칸이 성추행 혐의가 드러난 성직자들에게 면책을 주는 관행을 지속해 왔다"며, "지난 수십년간 성추행 의혹이 있는 성직자들은 처벌 대신 다른 교구로 옮겨졌고 이로 인해서 더 많은 아동들이 성추행의 위험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위원회는 바티칸에 성추행 혐의가 있는 성직자들의 이름을 공개해 퇴출하고,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바티칸 성추행과 관련한 청문회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바티칸은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래로 성직자 부정부패 척결 등 교회 개혁에 박차를 가해 왔다. 지난 달 청문회 당시 바티칸 대표단은 "아동 성추행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바티칸은 위원회에 "보고서의 권고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번 위원회 보고서는 아동 성추행 문제뿐 아니라 동성애와 피임, 낙태를 반대하는 가톨릭 교리도 함께 비판해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바티칸은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과 신앙의 자유를 간섭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전하고, "이 같은 문제는 아동권리위원회의 소관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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