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클라호마 주 연방지방법원이 이 주의 동성결혼 금지법을 위헌이라 판결했다. 오클라호마 주의 동성결혼 금지법 역시 2004년 주민 75.59%의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된 법이었다.
주민들의 의사가 직접적으로 반영된 법에 대해 법원이 노골적으로 위헌이라 판결한 것에 대해 주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동성결혼 문제에 대한 최근 법원의 판례들로 미루어 볼 때 오클라호마 주에서의 이번 판결도 충분히 예상되었던 것이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이 판결을 내린 테렌스 컨 판사는 "동성결혼 금지법이 수정헌법 14조의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하면서도 판결의 효력을 보류시키고 항소법원의 판결까지 기다리겠다고 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유타 주에서도 연방지방법원이 주민투표로 제정된 법을 뒤집어 동성결혼을 합법화 했지만, 단 17일 만에 연방대법원이 그 효력을 중지시키고 항소법원에서 이 문제를 재심하게 됐기 때문이다. 당시 유타 주 연방지방법원은 상급 법원에서 당연히 동성결혼의 손을 들어줄 줄 알았지만 의외로 연방대법원이 이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온 것이다.
이 문제는 유타 주를 관할하는 제10순회 항소법원에서 다루게 되는데, 오클라호마 주 역시 이 항소법원의 관할을 받기 때문에, 오클라호마 연방지방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 해 봤자, 유타 주와 관련된 항소에서 판결이 뒤집혀 버리면, 오클라호마 주에도 동일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방대법원 입장에서도 주민들이 투표로 직접 결정한 법을 위헌 처리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따르는 일일 수 밖에 없다. 결혼보호법을 위헌 판결하던 2013년 6월 당시에서 연방대법원은 캘리포니아 주민의 52.5%가 찬성한 동성결혼 금지법을 위헌 판결하지 못하고 다만 심리를 기각했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
그러나 유타 주에서 주민 66%가 찬성한 법이 연방지방법원에 의해 뒤집혔고 이번에는 무려 76%가 찬성한 오클라호마 주의 법까지 뒤집히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