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제44차 정기총회에서 수석부회장인 박효우 목사가 회장으로 인준받았다. 11월 4일 풍성한교회에서 열린 이 총회에서 박 목사는 사모특별위원회 신설, 목회자 성지 순례 추진, 사랑의 쌀 나눔 운동 등을 44대 교협의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남가주교협 박효우 신임회장
(Photo : 기독일보) 남가주교협 박효우 신임회장이 당선 소감과 공약을 밝히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공천위원회의 각종 서류 및 자격 심사에서 만장일치 찬성으로 회장에 공천받은 그는 투표 대신 회원들의 박수로 인준받았다. 박 목사는 “전임자들이 그동안 걸어온 훌륭한 발자취를 따르겠다”면서 1. 이민교회 목회자 사모를 위로하고 섬기는 사모특별위원회를 신설하겠다, 2. 성지 순례를 다녀 오지 못한 목회자, 특히 작은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를 위주로 성지 순례를 추진하겠다, 3. 지금까지 미주성시화운동본부가 해 온 사랑의 쌀 나눔 운동을 교협이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박 목사는 풍성한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제44대 남가주한인목사회 회장, 제29대, 33대 미국개혁교단(RCA) 한인교회협의회 전국총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6월에는 멕시코 선교, 홈리스 선교 등 세계 선교와 사회 봉사에 헌신한 공을 인정받아 오바마대통령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교계의 관심이 집중된 수석부회장 선거에는 교협 역사상 최초로 아무도 출마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수석부회장은 사실상 차기 회장에 해당하는 요직으로 1년간 회장을 보좌함과 동시에 차기 교협을 구상하게 된다. 따라서 수석부회장 선거는 매년 총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슈 중 하나였다.

총회에서 수석부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공천위원회는 “회기 중에 공천위원회가 후보를 공천하고 임원회가 결의해 임명한다”는 대안을 내어놓았지만 “임원회가 회원의 투표 없이 수석부회장을 선출할 수 없다”는 반대에 직면했다. “수석부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향후에 개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임시총회를 열기 위한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에 제27대 회장을 지낸 김사무엘 목사가 “공천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회원들이 그 공천위원회에 수석부회장을 선출,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자”고 제안했고 회원들의 재청, 동의를 얻었다.

제44차 남가주교협 총회
(Photo : 기독일보) 제44차 남가주교협 총회 참석자들.

이 결정에 따라서 박효우 목사가 이끄는 44대 교협은 회기 중에 수석부회장을 선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수석부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박 목사에게 부과되는 심적 부담도 크지만 이번 사건은 남가주 교회 연합 활동의 현 주소를 실감하게 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2000년대 초반 교협이 분열과 정쟁의 대명사처럼 회자되던 당시, 교계는 이에 대한 반성으로 연합과 대사회적 섬김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한기형, 박종대 목사 등 교계 연합 사역의 큰 손들이 회장에 나서서 기초를 놓고 신승훈, 한종수, 지용덕, 민종기, 변영익 목사 등 소위 실력파 목사들이 연이어 회장이 되면서 교협의 대사회적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 진유철 목사에 이르러서는 남가주 최초의 연합집회인 미스바성회 개최, 남가주 지역 12개 교계 단체가 연합한 이단대책실무 모임, 국가기도의 날 참여, 뉴미디어 목회자 세미나 등까지 이뤄졌고 동성애 반대 서명 운동, 태풍 샌디 구호금 모금, 차세대 리더 장학금 모금 및 전달 등 대사회적 활동도 큰 결실을 맺었다.

과거에 비하면 연합의 환경도 좋아졌고 눈에 보이는 결과도 좋은데, 문제는 소위 ‘총대를 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교계에 정통한 한 목회자는 “교협 회장이 된다는 것은 두 군데에서 목회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교협의 업무가 회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되기 때문에 목회에 지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37대 회장을 지낸 박종대 목사는 “대형교회 목회자 중에는 교협 회장으로 봉사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더라도 교회의 성도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론은 개교회 이기주의가 이번 사태의 주요한 원인이란 점이다.

어찌 되었거나 올 회기 수석부회장이 공석이 되는 사태를 두고, 회원들은 공천위원회에 수석부회장 선출을 위임하는 한편, 수석부회장 선출 제도 변경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1년 간 장기적 해법을 연구하기로 했다. 김사무엘 목사는 “현재 목회자 개인 혹은 교회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교협에 각 교단의 참여를 도모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교협이 교단을 안배해 수석부회장 후보를 교단으로부터 공천받는 형식으로 수석부회장 선출 제도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에 회원들은 임원 및 증경회장 등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에서 이를 연구하기로 만장일치 가결했다.

제44차 남가주교협 총회
(Photo : 기독일보) 제44차 남가주교협 총회는 모든 회원들이 손을 잡고 통성기도하며 끝났다.

한편, 이날 총회에 앞선 예배에서는 진유철 목사가 사회, 지윤성 목사가 기도, 차권희 목사가 성경봉독, 민종기 목사가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43대 교협 이사장을 맡았던 박영집 장로가 헌금기도를 했고 양경선 목사가 광고, 박종대 목사가 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