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11개월째 억류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5·한국명 배준호) 선교사를 만나기 위해 배 선교사의 어머니 배명희 씨가 북한을 방문했다.
워싱턴주 시애틀 북부 린우드에 거주하는 배명희 씨는 베이징을 거쳐 10일 오후 5시 15분(현지시간)경 평양에 도착했으며, 칼 울라프 안더손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가 평양공항에서 배 씨를 맞이했다.
배명희 씨는 11일 오전 경 케네스 배 선교사를 면담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5일동안 북한에 체류하면서 배 선교사를 면회할 예정이다.
미국 시민권자인 어머니 배 씨는 평양으로 출발하기 전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아들을 만나게 돼 매우 흥분되면서도 걱정스럽다"며 배 선교사의 건강을 염려했다.
배명희 씨는 "아들의 억류가 벌써 11개월이나 됐고, 15년 노동교화형을 받은 이후 매일 8시간 이상 특별노동교화서에서 강도 높은 노동을 받아왔다"며 "지난 7월 3일 인터뷰에서 본 아들의 모습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고, 몸무게도 크게 줄어 든 듯 보여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배명희 씨는 아들이 건강 악화로 지난 2달간 병원에 있었음을 언급하면서, 배 선교사를 위한 지속적인 기도와 관심을 요청했다.
배명희 씨는 "아들을 만나면 엄마로서 아들을 안아주고 그의 건강을 돌봐주고 싶다"고 말했다.
배 선교사는 북한 내 특별교화소(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왔고 지난 8월 건강이 악화돼 북한 내 외국인 전용병원인 평양친선병원에 입원했다.
한편 케네스 배 선교사는 작년 11월 함경북도 나진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뒤 올해 4월 말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를 이유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미국 시민권자로 북한 관광 여행사 네이션스투어스를 운영해 왔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3일, 관광객 5명을 인솔해 함경북도 나진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 나오는 과정에서 평양으로 압송됐다.
억류 되기 전 배 선교사는 북한 고아들을 돕고 빵공장을 지원하는 등 수년간 구호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 선교사는 수 백명에 달하는 고아원 어린이를 지원하고 나진 선봉 지역의 빵공장도 지원한 사실이 전해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배 선교사가 지난해 11월 3일 모략 선전물을 가지고 나선시로 입국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 기소됐고, 2010년 12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반공화국적인 종교활동으로 우리 제도를 붕괴시킨다는 소위 '예리코(여리고)작전'을 직접 계획하고 그 실현을 위해 학생 250여명을 관광 목적으로 나선시에 들이밀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배 선교사는 모략선전의 신빙성을 부여하기 위해 '디에크의 밀착취재 북한을 가다', '15억 중국, 그리고 지구상 마지막 폐쇄국 북한'을 비롯한 여러 편의 반공화국 동영상을 수집, 제작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공화국 정권 붕괴에 나서도록 적극 부추기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반공화국 강의'로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려고 시도했다"고 전하고 있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신학대학과 신학교를 졸업하고 KAPC(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교단에서 안수를 받고 미국에서 사역하다가 하와이 열방대학 (University of the Nations) 에서 제자훈련학교 (Disciple Training School)를 졸업한 후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