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8월 말 케네스 배 석방을 위한 로버트 킹 국무부 대북인권특사의 평양 방문을 전격 취소한 이유가 석방 사례금 취소로 알려진 가운데, 탈북자 선교사 윤요한 목사는 케네스 배 선교사의 송환을 위한 미국의 노력을 촉구했다.
미국 외교안보정보에 정통한 워싱턴 소식통을 인용한 국민일보에 따르면 킹 국무부 특사의 방문 취소는 케네스 배 선교사의 석방을 담당해 온 국무부가 관행대로 일정액을 지불하기로 약속했으나, 이 사실을 보고받은 백악관과 재무부가 강력히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에도 과거 억류된 미국인 석방 교섭 때처럼 '법 집행 비용(court fee)' 등의 명목으로 일정액을 미국에 요구했으나, 북한의 궁극적 의도는 사례금에 있지 않았으며,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에 따라 불법화 된 북한 대량 헌금 전달을 미국을 통해 북한에 자금이 들여오는 전례를 만들려 했다고 분석했다.
유엔은 결의안을 통해 회원국들에게 북한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는 금융거래 및 송금을 의무적으로 저지하도록 해 왔으며, 지난 3월에는 북한핵실험에 대응해 대량 현금의 북한 유입도 금지했다.
탈북 선교사 윤요한 목사는 "케네스 배 선교사는 북한 사람들을 사랑했고, 북한을 돕고자 했던 사랑의 마음을 가졌을 뿐"이라고 북한 억류의 부당함을 강조하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서라도 한 생명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목사는 '북한의 미국인 억류와 석방을 통한 달러 유입'이 북한의 정권 유지를 지속시키고, 미국 선교사들이 북한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도, "북한 정권은 오래 가지 못하고 북한 불쌍한 사람들을 살리려고 했던 케네스 배를 살려야 하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의 요구 수용을 감수하더라도 석방을 위한 교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목사는 또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 배 선교사의 구명을 위해 기도하고, 전 세계인들이 관심을 갖고 특히 미국 정부가 앞장서서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살리는데 힘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 선교사는 지난해 11월 3일 북한을 방문했다가 억류당했으며 북한 당국으로부터 불법선전물을 유포한 혐의를 입어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미국 시민권자로 북한 관광 여행사 네이션스투어스를 운영해 왔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3일, 관광객 5명을 인솔해 함경북도 나진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 나오는 과정에서 평양으로 압송됐다.
북한은 "(그는) 2010년 12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반공화국적인 종교활동으로 우리 제도를 붕괴시킨다는 소위 '예리코(여리고)작전'을 직접 계획하고 그 실현을 위해 학생 250여 명을 관광 목적으로 나선시에 들이밀었다"고 주장했다.
억류되기 전 배 선교사는 북한 고아들을 돕고 빵공장을 지원하는 등 수년간 구호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 선교사는 수백 명에 달하는 고아원 어린이를 지원하고 나진 선봉 지역의 빵공장도 지원한 사실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