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옥한흠 목사 3주기 추모예배 도중 오정현 목사가 ‘은보상’ 시상자로 오르자, 고직한 선교사가 뛰어들어 반대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故 옥한흠 목사 3주기 추모예배 도중 오정현 목사가 ‘은보상’ 시상자로 오르자, 고직한 선교사가 뛰어들어 반대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2일 경기도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 故 옥한흠 목사 소천 3주기 추모예배가 열리던 이곳에서 오랜만에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를 볼 수 있었다. 턱수염을 기른 모습에서 최근 그의 심경을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었다. 그의 옆에는 윤난영 사모가 함께했다.

사랑의교회 성도 1천여명이 가득 메운 예배당 맨 앞자리, 故 옥한흠 목사의 장남 옥성호 집사, 아내 김영순 사모와 함께 자리한 오 목사 내외는 시종 엄숙한 모습으로 추모예배에 임했다.

추모예배 순서지엔 오 목사의 이름이 없었다. 그런데 이날 사회자가 올해 처음으로 생긴 '은보상 시상식'을 진행하며 시상자로 오정현 목사를 지목하자, 장내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오정현 목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스레 강단에 오르던 중, 오 목사 논란으로 교회가 시끄럽던 때 그를 정면으로 비판했던 고직한 선교사가 강단에 뛰어들었다. 고 선교사는 오 목사의 시상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다가 행사 진행자들의 손에 끌려 내려가야 했다.

故 옥한흠 목사 소천 3주기 추모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故 옥한흠 목사 소천 3주기 추모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장내가 정리되자 오정현 목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시상을 할 수 없다"며 말을 이었다. 오 목사가 자기 대신 김영순 사모가 시상자로 나서길 원한다고 하자, 장내가 다시 술령였다. 그러자 김영순 사모는 "오늘은 옥한흠 목사의 3주기 추모예배다. 누가 시상을 한들 그게 무슨 상관인가"라며 눈물을 훔쳤다. 옆에 있던 오정현 목사 역시 김 사모를 양팔로 끌어 안으며 참석자들에게 흥분을 가라앉힐 것을 당부했다.

결국 시상은 오 목사와 김 사모가 함께 진행했다. 시상 후 김영순 사모를 다시 한 번 끌어안은 오 목사는 "옥성호 집사가 故 옥한흠 목사의 장남이라면 나는 그 분의 영적 아들"이라며 "사랑의교회는 교회 안에서 나타나는 어려움들을 제자훈련의 정신으로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순 사모는 "우리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반드시 들어주실 것"이라며 "오 목사님이 하나님 앞에서 벌벌 떠는 사람이 되게 기도하자"고 말했다.

오정현 목사는 6개월 간의 자숙 기간을 끝내고 오는 17일 교회에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정현 목사(오른쪽)가 울먹이는 김영순 사모를 안으며 그를 진정시키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오정현 목사(오른쪽)가 울먹이는 김영순 사모를 안으며 그를 진정시키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편 이날 추모예배에선 한인권 장로(은보 옥한흠 목사 기념사업회 상임이사)의 사회로 한기수 장로(사랑의교회)가 기도했고, 박정근 목사(부산 영안교회)가 '말씀을 전파하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후 주최측은 故 옥한흠 목사의 생전 설교를 영상으로 내보냈다.

故 옥한흠 목사는 생전 '눈물의 경고'(빌립보서 3:17~21)를 제목으로 한 설교에서 "한국의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너무 쉽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엉터리 교인들을 만들고 있다"며 "우리가 입으로만 구원을 말하는 것이 아닌 진정 내적 변화를 통한 구원의 확신이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추모사를 전한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 "생전 옥한흠 목사님께서 제게 건강과 가족을 돌보라고 늘 말씀하셨다"며 "돌이켜 보면 그 둘은 그 분께서 평생 지키지 못했던 것들이기에 내게 당부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옥한흠 목사님은 다시 이 땅에 태어나도 교회를 위해 자신과 가족을 희생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삶이 바로 이 땅에 남은 우리가 이어가야 할 삶"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제정된 '은보상'은 목회부문에서 신일교회(이권희 목사), 꿈이있는교회(반기성 목사), 한우리교회(오석준 목사)가 각각 수상했다. 학술부문에선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