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호 속에는 무신론자

무신론자의 공격에 의해 삭제됐던 군목의 칼럼이 다시 복구됐다. 알래스카 미 공군부대의 군목 케넷 레이스 중령은 최근 "참호 속에는 무신론자가 없다"는 명언을 인용한 칼럼을 군부대 웹사이트 내 군목의 글(Chaplain’s Corner) 공간에 업데이트 한 바 있다.

그러나 군종교자유재단(Military Religious Freedom Foundation)이란 무신론 단체가 군부대로 즉각 항의했고 이 글은 삭제됐다. 이 단체는 "이 글은 부대 내의 무신론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삭제를 요구했다. 또 "군의 품위를 떨어뜨린 군목을 처벌하라"고까지 했다.

그러나 이 해프닝은 무신론 단체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무지함과 과도한 반응에 기인한 것이었다. "참호 속에는 무신론자가 없다(No Atheists in Foxholes)"는 말은 군목이 무신론을 공격하기 위해 지어낸 말이 아니라 미군의 역사에 상당히 자주 인용되어 온 구절이기 때문이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4년 한 연설에서 "나는 우리의 군인들이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아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 기쁘다. 전투를 통해 그들은 참호 속에서는 무신론자가 없다는 중대한 진리를 배웠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선 1942년 바탄 전투에서 군목 윌리엄 커밍스도 이런 구절로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게다가 이 군목은 칼럼에서 "모든 사람은 종교적이건 세속적이건 매일의 삶 속에서 자신의 신념을 표현한다"고 밝혔으며 무신론자를 공격하거나 모욕하는 구절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이 삭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사회와 기독교계의 반발이 거세어졌다. 특히, 무신론 단체의 대표가 군 지도자들을 사적으로 만나고 있다는 소식까지 터지면서 군의 위상은 크게 위축됐다.

결국, 해당 부대는 최근 이 글을 복구했다. 이 문제에 가장 앞장서서 항의해 온 자유수호협회(Alliance Defending Freedom)는 "군목은 자신의 신앙을 표현하고 말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