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 씨가 최근 선수생활 동안 기록했던 메모와 일기를 모은 에세이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를 펴내고, 저자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18일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1천여명의 독자와 만났다.
인터넷서점 예스24와 웅진지식하우스, 숭실대가 함께한 이번 강연회에서는 ‘상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주제 아래 사회자와 박찬호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강연회에서 박찬호는 청중들의 질문에도 일일이 답변하면서 30년간의 선수 생활은 물론,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는 지금의 심경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야구선수로 30년 동안 올랐던 익숙한 마운드에서 내려와,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팬들과 마주한 무대에서 박찬호 씨는 “마운드 위의 화려한 모습과 사람들의 환호를 뒤로 하고 선수생활을 끝낸다는 것이 처음에는 상당히 두려웠다”면서도 “어느 순간 이들을 내려놓고 나니 또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더라”는 소감을 전했다.
‘상남자’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찬호는 “흔히 상남자는 힘이 센 남자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 쉬운데, 진짜 남자 중의 남자는 내면의 힘이 강한 사람”이라며 “위기와 시련을 딛고 일어난 경험이 내면을 강하게 키워주는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도 상남자”라고 답변했다.
한국 나이 40세, 불혹까지 선수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뭔가 새로운 걸 계속 경험해보고 싶은 충동이 있었다”며 “그런 도전의식이 선수생활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갔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한화 이글스를 바라보는 심정으로는 “오늘 져도 상관없고, 또 질 수도 있다”며 “외적인 것에 신경쓰기보다는 자신을 들여다보며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연구했으면 좋겠다”라고 격려했다.
박 씨는 “이 책이 불행했던 과거와 불안한 현재 때문에 괴로워하는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끝으로 강연회를 마쳤다.
박찬호 씨의 에세이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의 판매 인세는 유소년 야구 발전기금을 위한 ‘박찬호 야구재단’ 후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