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로렌스빌 지역에서 건실하다고 여겨졌던 A한인교회가 압류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줬다. A교회는 그간 외부활동 보다는 내부사역에 주력하던 편이어서 압류까지 가게 된 구체적인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민교회 특성상 비슷한 시기에 몇 가정만 교회를 떠나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기는 하지만 한인들이 느끼는 실물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형편이다. 자연스럽게 이들이 섬기는 교회들도 경기침체가 시작된 이후 헌금이 줄어들면서 교회의 융자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비싼 렌트비 부담 때문에 당장 교회 '생존'에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선교비를 줄이고 외부 사역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침례교 계열 언론인 ABP(Associated Baptist Press)에서 8일, 압류(Foreclosure) 상황을 맞은 교회들의 대처방법을 소개해 한인교회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알라바마 애니스톤에 위치한 마스힐미셔너리뱁티스트쳐치의 라노안 앨리 목사는 그간 성도들이 교회 융자를 잘 감당해 오고 있다고 믿었다가 이번 달 말에 교회 건물이 옥션을 통해 넘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지역언론이 보도했다.
금융 전문가들과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목회자들은 앨리 목사와 성도들이 충격 때문에 융자 회사에 '곧바로' 연락하는 것을 지체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와 동시에 교회를 뺏기게 되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예배드릴 장소를 시급히 물색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마스힐뱁티스트쳐치가 압류에 맞서 싸우든 옮기든 간에,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라는 것이다.
만나고 계획을 세우라
미시시피 오렌지그로브뱁티스트쳐치의 그레그 슈메이커 목사는 "(압류 상황이 닥치면) 회중들은 함께 모여야 하고, 만약 건물을 잃어버리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교회'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슈메이커 목사의 교회는 압류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120명을 수용하도록 지어진 빌딩에서 열명 남짓까지 성도 숫자가 줄어들자 교회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었다. 이들은 기존 성도들이 무기한으로 예배당을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교회 빌딩을 성장하는 젊은 히스패닉 회중에게 넘기면서 해결책을 찾았다.
슈메이커 목사와 회중들은 교회 건물을 주중에만 홈리스 쉘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임대하는 등 다양한 길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2012년 8월, 허리케인 아이작이 불어 닥쳐 건물이 망가지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감사하게도 나는 비지니스를 해본 경험이 있었다"고 말한 슈메이커 목사는 "내가 만일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집 잃은 거위 처지가 됐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사업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재정적인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파트타임 목사로 전환하는 등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나는 곧바로 '해결할 수 있는 계획이 무엇인가?' 고민하게 시작했고, 성도들에게 우리가 어기적 거릴 시간이 없음을 알렸다. 그렇게 되면 결과가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지아 디케이터에 위치한 스캇블러버드침례교회의 그레그 스미스 목사 역시 어려움을 지혜롭게 해결한 경우다.
2007년 스미스 목사는 교회의 선교방향과 인구 통계의 변화, 재정적인 상황과 지리적 위치를 심각하게 고려해보기 시작했다. 그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장기적인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회고하며 "상황은 이미 2년 전부터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른 선택들을 고려해봐라
중요한 결정에 직면한 앨리 목사를 포함한 목회자들에게 그는 자신이 한 일을 권하곤 한다. 바로 교회 지도자들을 모으는 것이다.
"우리는 앉아서 마음이 무거운 회의를 했다. 나는 '우리가 할 일을 이야기 해봅시다. 그리고 우리가 이 상황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고려해 봅시다'라고 제안했다."
그레그 스미스 목사와 성도들은 교회 건물을 팔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금액을 자본금으로 삼아 지역에서 해오던 노인대상 사역을 지속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스캇블러버드쳐치는 인근에 위치한 디케이터퍼스트뱁티스트쳐치의 채플을 빌려 오는 11월이나 12월부터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눈 앞에 닥친 상황들을 대하고 이를 해결하는 회의와 함께 스미스 목사는 비슷한 경험을 했던 다른 목회자들에게 상담을 하고, 이에 관련된 모임에도 참석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빌리는 것에 신중해 져라'
부동산 정보회사인 코스타그룹에서는 미국 내 전반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교회 건물을 잃어버리거나 융자를 갚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2012년 라우터 뉴스 스토리'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 138개의 교회들이 은행에 의해 팔렸는데 이는 2008년 24개에 비하면 매우 큰 증가폭인 동시에 교회 역시 경기침체의 '무풍지대'가 아님을 방증하고 있다.
NACBA(National Association of Church Business Administration)의 부본부장 필 마틴 씨는 전체적으로 볼 때 교회들의 압류는 매우 적은 수치라고 언급했다. 그는 많은 융자회사들이 어려움을 직면한 교회들을 무작정 닫게 하기 보다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융자를 계속 갚지 못하는 경우에는 교회라도 어쩔 수 없이 정책에 따라 옥션에 넘겨져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게 된다.
마틴 씨는 "교회들은 건물을 건축하거나 융자를 빌릴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 많은 경우, 좋은 의도를 가진 영적 지도자들이라도 회중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비전을 갖기도 한다. 만일 압류 상황에 놓인 마스힐교회와 같은 상황이라면 빨리 융자회사를 만나 정직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각한 상황을 인식했다면 지도자들을 머리를 맞대고 다른 회중들과 공간을 나눠 쓰거나, 건물을 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일 교회가 속한 교단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교회들이나 사역단체들만 대상으로 하는 융자회사를 찾아 도움을 받아보라고도 조언했다.
마틴 씨는 마지막으로 "가장 좋은 것은 이런 상황이 닥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만일 처음으로 융자를 갚지 못하는 일이 생겼다면, 곧바로 융자회사들과 대화를 해봐야 한다"고 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