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 의회가 3일 소위 트랜스젠더 학생 존중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킨더가든부터 12학년에 속한 트랜스젠더 학생은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성별의 화장실과 탈의실을 사용할 권리가 있으며, 참여하고 싶은 학교 스포츠 팀에서 활동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남성이면서 성전환 수술을 해 스스로를 여자라 생각하는 학생은 여학생 화장실을 아무런 제약 없이 다닐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제지하려는 사람은 성소수자 차별로 처벌을 받게 된다.
또 남성이면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학생이 여성 육상팀에 들어가 타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다고 해도 이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이미 캘리포니아는 주 법에서 학교 내 성정체성 관련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트랜스젠더 학생 존중법은 소극적 차별을 금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적극적 평등을 추구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문제는 공공상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형평성 문제 및 역차별이다. 여학생 화장실을 사용하는 트랜스젠더는 평등권과 차별 금지를 주장하겠지만 얼마 전까지 남학생이던 사람이 여자 화장실에서 자신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여학생들에겐 적지 않은 위협 혹은 프라이버시 침해가 될 수 있다.
육체적 힘을 요구하는 스포츠일 경우, 아무래도 여학생보다는 트랜스젠더에게 유리할 수 있다. 설령 그렇지 않은 종목이라 해도 만약 트랜스젠더가 더 우수한 성적을 받을 경우 형평성 논란이 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법안 지지자들은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놀림과 왕따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화장실 및 탈의실, 스포츠 팀을 선택할 권한을 가져야 한다 주장했다. 또 동성결혼이 캘리포니아에서 합법화 된 마당이니 성소수자 학생들에게 동일한 권리가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 강조했다.
이 법안은 민주당 소속의 마크 리노 상원의원이 의회에 올렸다. 그는 "우리 학생들은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노 의원은 2004년 캘리포니아 상원에 동성결혼법을 올린 장본인이며 2007년에는 자녀의 법적 양육자를 3명 이상으로 늘리자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주류 판매 시간 연장해 주류 판매를 활성화 하자는 법안도 제출했다.
이에 공화당의 짐 닐슨 의원은 "이건 차별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 학생들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은 21대 9로 통과됐으며 제리 브라운 주지사의 손에 넘어갔다. 주지사 측은 특별한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가 서명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 된다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