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상반기 해외 성서수출 현황.
(Photo : ) 2013 상반기 해외 성서수출 현황.

2013년 상반기(2012년 11월-2013년 4월) 국내 성서보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다소 증가했지만, 계속해서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2012년) 상반기 국내 성서보급은 이전년도(2011년)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바 있다.

21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대한성서공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119회 정기이사회에서 권의현 사장은 “올 상반기 34만7,102부의 성경을 보급했고, 이 중 개역개정판 성경이 24만2,823부여서 개역개정판은 출시 이후 지금까지 총 763만6,160부가 보급됐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계속해서 국내 성경 보급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는 △모바일 성경 확산으로 인한 인쇄 성경의 보급 감소 △‘21세기 찬송가’ 저작권 및 출판권에 대한 법적 공방 △개역개정판 성경으로의 교체가 상당 부분 이뤄졌기 때문 등으로 분석했다.

권 사장은 “디지털 시대 성경을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공회가 개발한, 스마트폰용 ‘모바일 성경’과 아이패드용 ‘연구 성경’은 각각 5천여건과 2천여건 보급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한성서공회는 지난해 12월부터 각 교단의 젊은 신학자들을 중심으로 신구약 책임번역자 2명에 구약 22명, 신약 14명, 국어감수자 3명 등 총 41명이 참여한 가운데 ‘새한글 성경전서’ 번역에 돌입했다. 권 사장은 “신약은 2016년 번역을 완료해 2017년 감수를 거치고, 구약은 2018년 번역이 완료되고 나면 감수 이후 2020년쯤 인쇄 매체와 온라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젊은이들이 복음을 더 쉽게 이해하고 자신들의 삶 속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6.3% 늘어난 131개 언어 311만여부… ‘역대 최대’

지역·언어별 해외 성서보급 현황.
(Photo : 기독일보) 지역·언어별 해외 성서보급 현황.

그러나 올 상반기에만 119개국에 131개 언어로 총 311만3,296부가 보급돼, 지난해보다 6.3%나 상승하는 등 해외로의 성서 수출은 활발했다.

2013년 상반기 해외 성서 수출 현황은 지난해보다 18만5,771부 늘어났으며, 금액으로는 5.4% 증가한 1,223만6,592달러로 해외 성서 수출사업을 시작한 이래 최고 실적을 또다시 경신했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가 173만2,743부(55.7%)로 가장 많았으며, 미주 93만326부(29.9%), 아시아 28만7,141부(9.2%), 유럽 16만3,086부(5.2%) 등의 순이었다. 언어별로는 스페인어가 72만785부(23.2%)로 가장 많아, 남미에서의 개신교 증가세를 뚜렷이 보여줬다. 이외에 프랑스어 30만2,362부(9.7%), 스와힐리어 25만4,492부(8.2%), 트위아잔테어 16만2,500부(5.2%), 영어 13만7,565부(4.4%), 기타 언어 153만5,592부(49.3%) 등이었다.

권의현 사장은 “세계 각국 성서공회들이 직면하고 있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성서사업이 위축되고 있고, 세계성서공회연합회(UBS) 성서운동이 동일 문화권·언어권 등으로 재편되는 상황 속에서, 해외 성서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무엇보다 세계 각 성서공회들과 직접적 교류를 확대하면서, 각 성서공회들이 필요로 하는 성서 출판과 제작, 보급을 위한 실질적 도움을 준 것이 호응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한성서공회는 지난해 11월 탄자니아 아루샤에서 열린 동아프리카지역 성서공회 회의에 참석해 성서 출판과 보급을 위한 협력 방안을 제시했고, 이러한 교류 확대의 일환으로 지난달 우간다성서공회 총무와 이사 일행이 방한해 대한성서공회의 자립과 성장 모습을 탐방하기도 했다.

새 이사장에는 김동권 목사… 급성장한 쿠바 교회에 지원도

대한성서공회는 이와 함께 UBS로의 재정적·인적 지원과는 별도로, 미자립 성서공회들을 지원하기 위한 성서 기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토고 등 아프리카 18개국, 쿠바 등 남미 4개국, 파키스탄 등 아시아 4개국, 아랍에미리트 등 유럽·중동 5개국에 각각 성서를 제작·기증하고 있다.

대한성서공회는 지난해부터 미얀마 5개 소수민족의 성경번역 사업을 재정적으로 지원 중이며, 이 중 파오어 성경번역은 직접 컨설팅을 맡고 쿠알심 신약은 번역이 완료돼 제작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미국성서공회와의 협력 하에 므반자어 성경(콩고), 수르요오어와 아랍어 대조 신약(터키), 센가 신약(모잠비크) 등 소수민족들의 성경 번역을 완료해 성경을 제작·기증할 계획이다.

권의현 사장은 “최근 쿠바 교회의 급격한 성장으로 늘어난 성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UBS와 협력하에 ‘쿠바를 위한 성경 1백만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현재 쿠바에는 성경 제작시설이 전혀 없어 전적으로 세계 각국 성서공회들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감사하게도 한 후원자께서 4만달러를 헌금해 주셔서 스페인어 성경 1만 2800부를 만들어 지난 1월 하순 현지로 발송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신임 이사장으로 김동권 목사(합동 증경총회장)를 선출했다. 부이사장에는 정하봉 목사(진관교회), 서기에는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회계에는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 실행위원에는 김순권·김현배·박만희·박준순·엄현섭·이선균·이용호 목사 등이 각각 선임됐다. 김동권 목사는 취임사에서 “부족하고 미숙한 자가 이사장으로 선임됐는데, 하나님께서 주신 명령으로 알고 겸허하게 가일층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