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는 18일 서울 방배동 백석대학교에서 '한국교회의 개혁'을 주제로 제6회 샬롬나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동 학회 회장인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가 학술대회와 같은 주제로 기조강연을 전했다.

김 박사는 오늘날 한국교회에 나타나는 각종 병폐들을 꼬집으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내실 성장을 외면하고 외면적 성장과 물량적 축복만을 추구해 온 오늘날 한국교회의 행태는 비난과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그 동안 숨겨졌던 치부까지 드러나며 한국교회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개혁의 요구 앞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 연합기관들의 잘못된 모습과 분열의 양상, 일부 교회들의 세습과 전·후임 목사 사이의 갈등, 재정 문제 등 병리현상들을 나열한 김 박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외적·내적 과제를 들었다.

먼저 김 박사는 외적과제로 △분열된 연합기관들의 연합 △올바른 직제관 확립과 성직매매 및 금권선거 추방 △교회 재정의 투명한 사용 △금권 배제의 제도적 장치 마련 △장로 임기제 도입 △무분별한 이단정죄를 규제하는 한편 공교회적 이단대책위 구성 △대형교회 분립을 통한 작은 교회 운동 전개 △정통 개혁신앙의 틀 안에서 열린 중도적 신학의 정립 등을 언급했다.

특히 그는 장로 임기제 도입과 관련, "한국에서는 장로가 봉사직이기보다는 계급화되어 교회에서의 승진 내지 영전, 어른이 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그래서 견제받을 생각도 하지 않고 종신직분을 고집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목사와 장로, 평신도들은 장로 종신제의 폐해를 실감하고 있다"고 한국교회가 장로 임기제를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또 작은 교회 운동에 대해서는 "교인 수만 명의 초대형교회에서는 진정한 목회가 이뤄지지 않는다. 대형교회는 각 지역에 분립 교회를 발전적으로 세워나가는 것을 제도적으로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라며 "이는 하나의 실험적 제안이다. 그러나 이런 방향으로 모든 지역에서 각 교회들의 교세 편차가 점차 평준화되었으면 한다. 미래교회는 교회보다 마을 중심, 성장이 아닌 봉사 중심으로 작지만 영향력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내적과제로는 △목회자 윤리 각성 및 자정운동 △목회자 개인의 피나는 자기포기와 반성 및 회개 △기복 및 번영주의 신앙 추방 △내면의 인격적 신앙 배양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한국교회 개혁의 핵심은 교회 지도자의 개혁이며,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개혁과 지도자 개인의 철저한 하나님 면전에서의 첫사랑과 사명감의 재발견이 요청된다"며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신앙적 덕성 부족으로 인간적인 각종 실수를 저지르며 제도권 공인으로서 해야 할 처신을 잘못함으로써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해서는 목회자가 잘못에 빠지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제도가 아무리 합리적이라도 그 제도 안에 있는 교회와 개인이 먼저 바로 서야 한다. 목회자 개인의 신앙양심, 하나님 앞에 서는 신앙적 자세가 모든 것의 근본이다. 세상적 부와 명예를 넘어서는 선지자 하박국의 '안빈낙도'의 신앙이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선 김영한 박사의 기조강연에 이어 강병오 교수(서울신대)가 '교회세습에 대한 기독교윤리적 비판'을 제목으로, 박종서 목사(양지평안교회)가 '한국교회의 도덕성'을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