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술원의 제43회 공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기독교학술원의 제43회 공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윤 목사)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교회 소생’을 주제로 제43회 공개 세미나를 개최했다. 권성수 박사(대구동신교회 담임), 정장복 박사(정신대 명예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교회 소생의 성경적 논거’를 주제로 발제한 권 박사는 “한국교회가 지금 위기에 처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교회다. 교회마다 교인들이 많이 모이고 헌금도 많이 내고, 봉사도 열심히 한다. 아무 문제가 없다’ 이런 생각은 풍요 속의 자장가와 같다”며 “한국교회는 풍요 속에서 자장가를 듣고 잠들어 있기 때문에 어서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철저한 회개’를 촉구하며 “한국교회는 지성적 회개와 감성적 회개는 하는 것 같다. 죄를 인정하고 죄에 대해 눈물을 흘리면서 아파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한국교회는 의지적인 회개가 약하다. 악에서 돌이키는 의지적인 회개, 빚을 청산하듯 죄악을 청산하려는 회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 박사는 ‘훈련‘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주님을 닮고 주님이 하신 생명사역을 하려면 반드시 철저한 훈련을 해야 한다”며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설교하고 심방을 가 교인들을 교회에 잘 나오게 하는 전통적인 목회 패러다임을, 교인들을 말씀으로 훈련시켜 예수님을 닮아 예수님의 생명사역을 하게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권 박사는 “그러나 복음을 가르친다고 하면서 칭의 위주의 편협한 복음을 가르치면 안 된다. 칭의 위주의 소위 복음설교자는 설교자가 윤리와 도덕을 조금만 언급하고 강조해도 그를 도덕설교자로 정죄하고 지탄한다”며 “하지만 복음윤리는 칭의 지상주의 윤리가 아니다. 복음윤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핵심으로 하되 개인적·사회적 삶 전체를 포괄하는 윤리다. 복음설교는 강력한 윤리적 도전과 함께 교인들을 윤리적으로 살 수 있게 하는 주님의 은혜와 능력을 공급해 주는 설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권 박사는 “우리 각자가 말씀을 통해 주님과 매순간 동행할 때 성령께서 한국교회 안애 다시 강하게 역사하실 것”이라며 “이 때 한국교회는 복음으로 사람을 살리고 키우며 고치는 생명사역을 제대로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박사에 이어 ‘교회 소생에서 복음설교의 동력적 역할’을 제목으로 발표한 정장복 박사는 “한국교회 초기의 설교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십자가의 도를 전하여 영혼을 구원하는 데 모든 초점을 두고 있다”며 “거기에는 지금처럼 신학적 체계가 없었지만 ‘내 교회’만이 아닌 이 민족의 구원을 목표로 삼고 흘린 땀과 눈물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열정은 1907년 대각성 부흥운동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세월이 흐르면서 설교 사역의 탈선과 퇴락은 거대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교회의 아름다운 설교의 전통과 정신은 서서히 그 흔적을 감추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 박사는 신학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학문적인 정보와 내용은 거창하게 나열하면서도 사람이 되고 신자가 되고 설교자가 되는 데 필요한 인성교육은 부족하다”며 “설교학 교실에서는 어떻게 하면 설교를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적 면을 강조하고 있을 뿐 어떤 사람이 설교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부족하다. 최근의 설교학 책들을 아무리 정독해도 설교자 자신에 관한 깊은 연구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아무리 유창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가득하고 신학적인 바탕이 풍부해도 누가 설교하느냐에 따라 설교의 성패가 갈린다”며 “즉, 설교의 내용보다 설교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설교는 머리에 있는 지식과 자기 경험을 내뿜는 데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설교는 맑고 충성되고 성실한, 그리고 영력이 가득한 사람이 할 때 더욱 감동적인 것이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진정한 말씀의 운반자는 그리스도의 존전에서 자신의 오만, 태만, 욕심, 정욕 등과 싸우지 않으면 설교자로서 퇴화될 뿐만 아니라 회중들에 대해서도 무감각해지기 쉽다”며 “이 싸움에서 이기는 자만이 하나님의 말씀을 운반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그러한 설교자는 오직 주시는 말씀을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성실히 운반하려는 일념만을 가지고 두렵고 떨리는 심정으로 강단에 오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