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성범죄 의혹'으로 경질된 윤창중 씨에 대해 미국 워싱턴DC 경찰당국은 9일(현지시간) 피해자 진술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23살의 교포 대학생 출신 인턴 여직원으로, 방미 수행 기간 윤씨의 일정을 챙겨주는 역할을 감당했다.
경찰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따라 "윤씨가 허락없이 엉덩이를 움켜잡았다"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윤씨는 앞서 청와대 조사에서 살짝 스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혐의를 전적으로 부인하면서 "'성범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살짝 스친 것과 엉덩이를 손으로 꽉 쥐었다는 것은 분명 다르므로,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윤씨의 거듭되는 불쾌한 행동에 대해 인턴이 거절 의사를 표하자, 전화상에서 온갖 욕설을 퍼붓고 위협을 가했다는 것. 이 일이 있은 후 여직원은 워싱턴 경찰당국에 신고 접수했고, 경찰은 주미대사관에 윤씨의 신변을 확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피해자인 인턴 여직원을 상대로 조사를 마친 경찰은, 윤씨에 대해서도 조사하기 위해 오전 호텔로 찾아갔다. 하지만 윤씨는 경찰 조사를 받게될 처지에 놓이게 되자 대한민국 대통령과 함께 미국 방문을 한 외교사절단이라고 밝히면서 자신의 신분을 내세워 조사에 응하지 않고 버텼다. 이에 경찰은 일단 호텔에 머물라고 통보하며 풀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윤씨는 기다리지 않고 자신의 짐도 하나도 챙기지 않은 채 곧바로 워싱턴 덜레스국제공항으로 달려가 자신의 신용카드로 4천여달러에 달하는 대한항공편으로 급거 귀국했다. 한국에 도착한 시각은 9일 4시 55분(한국시각).
윤씨의 이러한 갑작스런 귀국 행보에 대해 논란이 많다. 일각에선 청와대 측이 알고 박 대통령이 귀국 조치를 내렸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대통령과 청와대마저 속이고 급거 귀국했다는 설도 있다. 이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게 된 건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커뮤니티포탈인 '미시USA'에 글이 게재되면서다. 미 서부시간으로 새벽 6시께였다. 게시된 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중 청와대 대변인이 여성을 성폭행했다"고 돼 있다. 이 글은 당일 저녁이 되자 2만여 건의 클릭으로 오르면서 사실 여부에 대한 논박이 뜨거웠다. 그러다 한국의 CBS가 처음 보도했고, 이어 타언론들이 일제히 보도에 나서면서 전 인터넷 포털사이트로 퍼졌다.
이어 로스앤젤레스를 방문 중이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이남기 홍보수석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윤씨에 대한 경질 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