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리비아 뱅가지에서 발생한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에 알 카에다가 관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CNN 방송은 미국 사법당국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 조직원 서너 명이 공격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특히 서방 정보기관들은 알 카에다가 영사관 공격을 목적으로 특별히 조직원을 벵가지에 파견했을 가능성을 인지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벵가지 사태 대처 문제와 관련,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비롯한 일부 공화당 의원들과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오바마 행정부가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폭스뉴스는 지난달 29일 최소 4명의 국무부 및 중앙정부국(CIA) 소속 공무원들이 벵가지 사태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밝히려고 했으나, 정부에 의해 좌절됐다고 보도했다.

힉스 전 리비아 주재 미국 부대사는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 발생한 벵가지 사태 직후 미 행정부가 내놓은 초기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을 내놓았다.

힉스 전 부대사는 조사관들에게 벵가지 영사관 밖에서 시위 조짐이 전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증언은 수잔 라이스 유엔 주재 미 대사가 습격 사건 직후 내놓은 발언과 전혀 다른 것으로, 라이스 대사는 습격 사건 직후 방송에서 “이번 사건은 증오심에 가득한 공격적인 동영상(‘순진한 무슬림’ 예고편)에 대한 자연적인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습격이 우발적 사건이 아닌 사전에 계획된 범행이었다고 인정했다. 이번 사건의 배후에 알 카에다가 관련됐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큰 타격을 입고 향후 궤도 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벵가지 습격에 알 카에다가 관여한 것이 사실이라면, 중국 지역과 북아프리카 지역 지하드 세력 간 협력 양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