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윤 목사
(Photo : 기독일보) 이종윤 목사

북한선교를 위해 한국교회가 지녀야 할 올바른 성경적 자세는 '사랑'일까 '공의'일까? 최근 한국 교회 내, 대북선교의 입장차가 좌우로 양분되는 가운데, 이종윤 서울교회 원로목사는 "북한 선교는 사랑보다 공의가 먼저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윤 목사는 지난달 29일, 워싱턴주 지역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에서 탈북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북한 선교를 위한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북한 지원 물품은 모두 군용 물자로 들어가게 된다. 심지어 소규모 구제단체에서 기독교 선교를 위해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한 구제품마저도 배급 다음 날이면 모두 수거해가는 실정이다"라며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는 북한에게 평화나 사랑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는 공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에 참된 공의를 세우기 위해 오셨고, 또한 참된 평강을 주시기 위해서 오셨다"며 "평화하면 의가 오는 것이 아니라, 먼저는 의를 바로 세워야 평화가 찾아오고, 하나님의 사랑이 비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북한이 의를 이루는 길로 '먼저는 6.25 전쟁을 일으킨 것을 사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북한이 일으킨 6.25 전쟁으로 수백만이 죽고, 그 보다 더 많은 이산가족이 고통을 받게 됐다"며 "북한은 민족적인 죄를 사죄해야 하고, 한국 기독교는 이런 북한을 향해 한없는 용서를 퍼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례 받으면 수용소 행 또는 총살, 이것이 북한 현실 

이 목사는 이어 자신의 대북 선교 경험을 전하며 북한 사회의 폐쇄성과 인권 유린의 실태를 고발했다. 

그는 "1979년 중국으로 들어가 민간인 신문으로 지하교회에서 27명에게 세례를 줬지만, 그 후 한 탈북자에게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그 당시 세례 받은 사람들 모두 총살이나 수용소 행을 당하고, 나 역시 화형식을 당했다"며 북한의 기독교 탄압 및 폐쇄성을 지적 했다

"평화의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을 언급하며 극단적 이념대결을 피하고 무조건적으로 북한이 원하는 다양한 요구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모 전 대통령이 노르웨이 국회에서 '북한은 절대 핵무장을 하지 않습니다'라고 연설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 많은 지원이 있었지만 주민들의 목숨과 핵을 바꾼 것이 아닙니까? 북한의 현실을 올바로 알아야 합니다."

이 목사는 "성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인 멜기세덱을 향해  '먼저는 의의 왕이요'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 말이 정말 중요하다"며 "'공의만 외치다 평생가도 남북통일 안 된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그렇게 주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종윤 목사는 2001년, UN에 1천만 명 이상의 서명용지를 전달하며 탈북자 난민지위 인정을 요청했었다. 이 목사는 이후 북한 인권법 제정에 힘썼고, 2002년 미국 상·하원 북한인권법 통과, 2004년 UN인권위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유엔에 탈북자들을 위한 난민촌 건립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며, 3개월에 한 번씩 전 세계 60개국 내, 중국 대사관 앞에서 진행되는 '탈북민 북송반대'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