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고혈압을 가진 직원에게 건강보험료를 더 부담시키는 조치를 미국 기업들이 내어놓고 있다. 건강 상태가 안 좋을 경우, 당연히 의료비용이 더 지불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그 부담금을 당사자들에게 지우려는 것이다.
기업들은 건강보험료에 대한 기업 부담금을 줄이면서 직원들의 건강을 챙긴다는 명분을 갖고 있지만 노동계는 "근로자의 임금을 깎으려는 구실일 뿐"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쉐린 북미법인은 최근 허리 둘레가 40인치를 넘는 남성, 35인치를 넘는 여성이거나 고혈압을 갖고 있는 직원에겐 보험료를 1천 달러 더 부과한다. 그러나 살을 빼거나, 혈압, 당뇨 등의 수치가 정상이 됐을 때에는 성과급으로 6백 달러를 준다.
전국 규모의 편의점 체인인 CVS의 직원들은 올 5월까지 체지방 수치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의무적으로 회사에 보고해야 한다. 이를 보고하지 않을 시엔 6백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갤럽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미국 내에서 매년 약 1530억 달러로 추산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종전에 건강한 직원들에게 주던 보상금을 건강하지 않은 이들에게 부과하는 벌금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며 경제적이라 판단한 것이다.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한해 미국 기업들이 지출할 직원의 건강 관리 비용은 1인당 1만2천여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근로자들은 "사실상 월급을 깎겠다는 말"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이를 고용에 적용할 경우, 뚱뚱하거나 건강하지 못할 경우 업무 수행 능력과 무관하게 채용에 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