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하나님의 은혜에 기초한 언약의 책입니다(사 41:11). 모세오경에서부터 시간을 타고 흐르는 구약성경을 관통하는 주제는 신약으로 이어지는데, 하나님의 자녀는(언약 개념으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과의 언약을 어기고 패역하기를 반복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셔서 십자가의 피로 구원하시고, 믿음을 지킨 선택된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회복돼 이 세상의 끝 날에 새 하늘과 새 땅에 이르게 하실 것을 말씀하십니다(참고 계 22:7, 12, 14)

이 하나님과의 언약은 첫째, 하나님과의 언약 수립, 둘째,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언약의 갱신, 그리고 마지막, 예수님의 새 언약으로 나누어 세 가지의 시대적 흐름 혹은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먼저 하나님과의 언약의 수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5단계로 이루어진 하나님과의 언약의 수립

창 1-3장, 온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것을 ‘보기에 좋았더라’고 여러 번에 걸쳐서 말씀하시며,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 제 6일째까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인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만드신 천지 만물의 이름을 아담에게 짓게 하십니다. 이는 창조에 이어 세상의 만물들에게 이름을 주어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될 하나님 나라의 환경요소가 완전하게 되도록(다스리도록) 아담을 사용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주권을 의미하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하나님 나라의 땅인 에덴동산에 있게 하십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하나님 나라의 땅에서 살아야 된다는 하나님과의 언약이 내재되어 있는 것입니다.

창 11-17장, 이는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으로, 하나님께서는 셈의 후예인 아브라함을 선택하셔서 하나님의 백성을 삼기 원하시므로 우상을 섬기던 데라의 아들, 아브라함에게 살던 땅, 하란을 떠나 하나님이 주실 땅으로 가라고 명령하시며(창 12:1) 언약을 주십니다. 그 언약은, 창 12:2-3에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라고 약속의 첫 부분을 말씀하시고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고 약속의 두 번째 부분을 말씀하십니다. 이는 언약의 기초로써, 우상을 숭배하는 아브라함에게 옛 일을 끊고 새로운 장소에서 (가나안에서 처음 장막을 친 세겜, 창 12:6, 13:3)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라는 분부입니다. 그리고 할례를 명하시고 이를 하나님 백성의 표징으로 삼으십니다(창 17:9-11).

창 25:19-35:29,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아브라함의 자손을 통한 약속의 이행으로, 신실하신 하나님의 언약은 아브라함에서 이삭(창 26:24)으로, 또 야곱으로, 대를 이어서 지켜지는데 야곱은 에서의 장자의 축복을 빼앗고 어머니 리브가의 계획에 따라 아브라함이 살던 밧단아람으로 가게 됩니다. 야곱은 밧단아람으로 가는 도중에 벧엘에서 노숙하면서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창 28:13-15) 돌베게를 했던 기둥에 기름을 붓고 하나님께 서원하므로 하나님과 언약을 맺습니다(창 28:20-22).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언약의 신실한 이행을 위해 요셉으로 하여금 먼저 애굽으로 가게 하시고 흉년으로 피폐해진 야곱의 온 식구가 애굽으로 이주하게 하십니다.

출 19장,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족장들에게 주신 언약을 이행하시려고 애굽의 이민생활을 통해서 장정 60만의 큰 민족으로 일으키시고, 이스라엘 민족으로 하여금 세상의 다른 민족에 대한 제사장 백성으로의 본분을 지키게 하기 위하여(복음을 받은 우리가 선교해야 되는 이유) 출애굽하게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로 하여금 이스라엘 백성을 성결케 하시며, 십계명과 율법을 주시고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는 언약식을 거행하게 됩니다(신 7:9-11). 그리고 모세는 십계명과 율법을 언약궤 안에 보관했고 때를 따라 율법을 낭독하게 했습니다(수 8:34-35). 또한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으로 삼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축복하실 것을 약속하십니다(출 19:5-6, 신 7:9-11).

신 4:1, 모압 평지에서 모세에 의하여 갱신되는 언약은,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 산에서 하나님과 언약을 맺었지만(출 19-20장), 광야에서 불순종하던 이스라엘은 바란광야에 이르러 가나안에 정탐꾼을 보내고 정탐의 결과로 하나님을 원망하게 됩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40년 동안을 광야에서 유리할 것과 출애굽 세대들이 모두 광야에서 죽게 될 것을 말씀하십니다. 40년이 지나 가나안의 목전인 모압 평지에 이른 이스라엘 민족에게 모세를 통하여 지난 40년간의 광야 생활을 회고하고(첫째 설교, 신 1:6-4:43), 가나안에 들어가서 하나님께서 주신 십계명과 율법을 지켜야 될 언약으로 갱신하여 선포합니다(둘째 설교, 신 4:44-26:19). 그리고 모세는 셋째 설교(신 27:1-10)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요단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언약의 순종 여부에 따라 저주와 축복을 선언하는 예식을 거행하도록 했습니다(신 11:26-30, 27:12-13).

이상의 5단계로 수립된 언약의 기본적인 원리들은 십계명 안에 포함되어 있으며(출 20:1-17) 언약을 지키는 방법은 쉐마(Shema)입니다. 이는 신 6:4-5에 설명돼 있는데, 이 들으라는 명령은 언약법의 다른 규정들과 같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마음에 품고 지켜야 할 말씀이었습니다(신 6:1-3). 쉐마의 내용은 너무도 중요해서 모세는 모든 부모들에게 율법의 다른 내용과 함께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잊지 않게 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명령의 일부를 그들의 몸에 장식처럼 달고 다니게 하였습니다(신 6:6-9). 그리고 예수님께서도 쉐마의 내용를 가장 큰 계명으로 말씀하셨으며,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레 19:18)고 한 둘째 계명을 부연하셨습니다(마 22:37-40, 막 12:29-31, 눅 10:27). 이를 사랑의 이중계명이라고 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