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시애틀중앙침례교회(담임 제임스 황 목사, 이하 CBC)가 한인 1세 중심의 전통 교회에서 차세대에 중점을 둔 2세 교회로의 순조로운 전환을 맞고 있다. 또 한인들만을 위한 한인 교회에서,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교회를 개방하고 미국을 세우는 교회로 거듭나길 추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제임스 황 목사가 있다. 5살 때 이민 온 황 목사는 시애틀온누리교회에서 5년 동안 유스 그룹 사역을 전담하다, 차세대에 비전을 가지고 지난해부터 CBC에서 담임목회를 시작했다.

CBC의 예배에는 여느 한인교회와는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대게 목회자가 한국어로 설교하고 영어 통역이 제공되는데 반해, CBC에서는 영어로 설교하고 한국어 통역이 제공된다. 2세 교회로의 전환을 위해 한인 1세 성도들이 언어 사용의 편안함을 과감히 양보한 것이다.

또 제임스 황 목사는 설교할 때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 편안한 복장으로 강단에 서며, 성도들 역시 편안한 옷을 입고 예배당에 온다. ‘교회에 갈 때는 항상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가야 한다’는 원칙을 가진 한인 1세 성도들이 볼 때는 못마땅한 부분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1세 성도들은 전통적인 예배에 어색함을 느끼고 딱딱한 분위기에 소외감을 느낄 사람들을 배려해 기존에 가진 사고의 틀을 전환했다. 이를 통해 예배는 기존의 경직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예배하는데 중점을 둔 예배로 바뀌게 됐다.

설교 통역이나 편안한 예배 복장은 CBC가 변화된 한 예에 불과하다. 1세 성도들은 차세대를 위한 교회가 되기 위해 2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했다. 그 결과로 교회는 한인1세뿐 아니라, 한인 2세 전문인들과 미국인 성도수가 늘고 있다.

▲CBC는 예배당에 '세계 선교의 전진기지'라는 표어를 걸고 선교지향적 교회로 나아가고 있다.ⓒ김브라이언 기자


선교라는 하나의 목적은 1세와 2세를 하나 되게 했다.

CBC는 선교적 사명을 가진 매우 특별한 교회다. CBC는 현재 선교사 86명을 후원하고 있으며, 더나아가 올해는 선교사 후원 100명을 목표로 선교를 확장 할 계획이다.

한인 1세 성도들은 교회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 매우 열정적이고 추진력이 뛰어나다. 그런데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끝가지 마무리하는 지속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반면에 한인 2세들은 정확한 계획 아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런데 열정이나 추진력은 1세 성도들에 비해 부족하다. 그래서 교회가 선택한 것이 1세와 2세가 함께 하는 선교다.

“2세들은 한 번 시작하면 계획을 가지고 끝까지 추진할 수 있습니다. 2세들이 선교에 대한 확실한 계획을 세우고 1세 성도들의 열심히 더해지니, 교회가 균형을 가지고 모든 일에 힘 있게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임스 황 목사는 1세와 2세, 3세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된 비결로 ‘사랑과 배려’를 꼽았다.

“세대 간의 문화가 달라서 교회 안에서 하나 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CBC가 세대 간 연합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선교 마인드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선교지에 가면 먼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섬김으로 복음을 전하듯이, 내 것을 주장하기보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마음을 가진 것이 연합의 장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선교사 지원과 함께 교회 개척에도 비전을 가지고 있다.

제임스 황 목사는 “교회에 200명의 성도만 있어도 전도와, 선교 후원, 구제와 긍휼 등 기타 사역을 훌륭히 감당할 수 있다”며 “곧 CBC 성도가 250명이 되면 50명은 교회를 개척하고 계속 교회가 확장되는 사역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