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날았다!” 한국 최초의 우주선 나로호가 드디어 성공적으로 날아올랐다. 두 번의 실패와 몇 번의 연기를 거쳐서 마침내 성공한 것이다.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두고 한 쪽에서는 대단한 일이라고 칭찬이 하는가 하면 또 한편으론 별 것도 아닌 것 가지고 너무 떠든다는 사람들도 있다. 특별히 한국에 사는 사람도 아니고 미국에 와서 살면서 뭐 그런 소소한 일에까지 신경을 쓰느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나로호가 발사대를 박차고 씽씽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가슴이 뭉클하고 코끝이 찡했다. 뭐 내가 특별히 애국심이 강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모르긴 해도 한국의 피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것도 한국이 얼마나 가난했던가를 생생히 기억하는 내 나이 정도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언젠가 한 번 얘기한 듯 싶은데 세계적으로 보면 나로호의 발사가 뭐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우주개발을 시작한 것이 이미 7,80년 전의 일이고 사람이 달나라에 갔다 온 것이 벌써 45년 전의 일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미 우주왕복선이 오가는 시대이고 한국 주변의 일본과 중국도 상당 수준 앞서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북한마저도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 하는 것을 발사해 만 미터 이상을 날고 우주 궤도에 무엇인가를 올리는데 성공했다고 하니 두 번의 실패를 거쳐 작은 인공위성 하나 우주궤도에 올린 것 그것도 인공위성의 엔진에 해당하는 발사체는 러시아 것을 가져다 쏜 게 무어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논리적인 사람들의 생각이고 한국에서 태어나 뼈저리게 가난해 피죽도 못 먹고 자란 어린 시절을 보낸 나 같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그 한국 땅에서 우주를 향해 인공위성이 날아올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동받기에 충분하다. 그나마 몇 번의 실패를 거치면서 낙심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아왔기에 이번만큼은 기어코 해내야 한다는 기대와 오기도 조금은 있었다. 그래서 나로호의 발사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평소보다 늦은 시간까지 깨어 초조하게 그 순간을 지켜봤다. 새벽기도를 생각하면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지만 한풀이라고 해야 할지 왠지 꼭 나로호가 시원스럽게 하늘을 가르고 우주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아야만 속이 풀릴 것 같았다. 그래서 늦은 시간까지 나로호의 발사를 지켜 봤는데 드디어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시뻘건 불길을 내뿜으며 땅을 박차고 올라간 나로호가 쑥쑥 하늘을 향해 치솟는 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나만의 감격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로호’라는 이름은 아마도 나로도라는 섬에 인공위성 발사대가 세워진 까닭에 붙은 듯한데 그 촌스런 이름의 인공위성이 쑥쑥 올라가는 모습이 가난과 촌티를 벗고 세계 속에 우뚝 선 발전된 조국의 모습을 보는 듯싶어 기분이 좋았다.

사람의 생각이 참 묘한 게 그 동안 실패를 거듭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스러웠던 마음이 통쾌하게 성공하고 나니 그 동안의 실패가 오히려 더 큰 유익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다. 첫 번에 성공하면 간단히 끝났을 텐데 여러 번의 실패를 거치며 같은 돈 내고 가장 많이 배울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정말 실패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새삼 깨달아진다. 목사라 어쩔 수 없는지 나로호가 속 시원히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금년도 우리 교회 모토 ‘독수리처럼 믿음의 능력으로 비상하는 교회’가 생각났다. 씽씽 하늘로 비상하는 나로호를 보면서 우리 교회와 성도들도 금년 한 해 저렇게 씽씽 비상하는 한 해가 될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 이제 나로호는 성공했고 우리 믿음의 나로호들이 그 동안의 어려움과 침체를 털어내고 훨훨 날아오를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