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대에서 채플린(군목)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군목은 군대 내에서 예배를 인도할 뿐 아니라 진급, 이임, 심지어 임무수행이나 모든 지휘관 회의에도 채플린의 기도는 빠지지 않는다. 또 채플린은 성경을 가르치는 교사이자 개별상담을 통한 병사들의 영적 관리자로 미군들의 정신 건강을 세우는 막중한 책임을 감당하고 있다.
한인 군목들의 활약은 미군 내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미군 전체 채플린 1,700여명 가운데 한인 채플린은 100여명에 달한다. 예비역 군목까지 합치면 170이나 된다.
그 가운데 김윤환 대령은 한인 가운데서는 유일한 현역 대령으로 워싱턴주 타코마 인근에 자리한 JBLM(Joint Base Lewis-McChord)에서 복무하며 미군 내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김윤환 목사(62)는 의무사령부 군목사령관 (Commanding Chaplain)으로 미 육군 서부지역의 모든 군병원과 의무업무를 관련해 군목과 군종 전체를 총괄 지휘 감독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김윤환 목사는 1972년 ROTC 10기(중앙대)로 복무하다 1976년 총신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왔다. 총신대 김인환 전 총장과는 동기다. 그는 1985년 미 육군 군목 중위로 임관해 2008년 12월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미 육군 군목 대령에 올랐으며, 27년 동안 미군과 함께 해왔다.
그는 취침시간 이외에는 모든 시간을 병사들에게 방을 오픈하고 함께 지냈다. 군인들과 함께 생활하고 훈련받으며 심지어 전장에서도 병사들을 위해 예배를 드리고 장례를 집례해왔다.
미군들에게 그는 상관이자 목회자이며 친구다. 그는 젊은 군인들과 함께 훈련을 받는 것부터 이혼문제, 재정문제, 진로문제, 심지어 자녀 양육 문제까지 함께 고민하면서 복음을 삶으로 보여왔다.
“군대 목회의 특징은 현장 목회입니다. 군대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야 할 때가 많습니다. 훈련 받을 때 장병들과 함께 있어주고,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고, 막사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줄 때 그들은 마음을 엽니다. 또 전쟁터에서 죽음을 불사하고 총이 아닌 성경을 가지고 자신들을 위해 전장을 누비는 헌신적인 모습을 보면서 채플린들을 따르게 되지요.”
김 목사는 “군대는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강조한다. 미 육군 56만여 명 가운데 32%에 달하는 15만 명이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은 민과 군의 군선교 협력이 잘 이뤄지는 것처럼, 미군도 민간교회에서 많이 협력해주면 좋겠다”면서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해주시는 것처럼 군대에서 선교하는 군목들을 통해 군대가 복음화 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지난해 추수감사절 타코마제일침례교회에서 ‘미 육군 참전용사들과 JBLM장교들을 초청해 유대관계를 돈독히 한 것’을 예로들며 “많은 한인교회들이 미군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고, 한인 군목들과 연계한 미군 선교 사역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JBLM 군종부 레이게일 대령(좌)은 "코리언 아메리칸 군목들은 미군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사람들"이라며 "한인 군목들은 목회자로서 영적인 힘과 높은 인격을 가지고 미군 내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브라이언 기자 |
한편 JBLM에는 김윤환 대령 뿐 아니라 13명의 한인 채플린이 복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소령 이상의 계급을 가진 목사가 6명일 정도로 한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