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연설하는 오바마 대통령. ⓒ백악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3년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것과 관련, 워싱턴 DC에 근거지를 둔 동성애 단체가 “전 세계 동성애자를 죽이는 일을 지지한 것과 다름없다”며 비난했다.

로빈 멕기히와 킵 윌리엄스가 2010년에 설립한 비영리단체 겟이퀄(GetEQUAL)에 따르면, 3,500명이 참석한 2월 7일 행사는 ‘더 패밀리’로 알려진 보수주의 복음주의 단체 펠로우쉽파운데이션(Fellowship Foundation)의 후원을 받았다.

겟이퀄의 헤더 크롱크 전무이사는 “또 다른 1년을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동성애자들에 대한 증오에 뿌리를 둔, 빵과 커피로 뒤덮인 행사인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했다”며 “이는 그가 말한 ‘포괄’(inclusion)의 가치를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겟이퀄은 펠로우쉽파운데이션의 몇몇 지도자들이 동성애를 유죄로 규정한 우간다의 악명 높은 반동성애 법안과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우간다 정부는 동성애자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릴 수도 있는 법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그러나 국제단체들과 새들백교회의 릭 워렌 목사 등 여러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 법안을 규탄했다.

크롱크는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을 완전히 수용하는, 사회 정의에 뿌리를 둔 여러 종교단체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오바마 대통령이, ‘더 패밀리’가 전세계의 LGBT를 살해하는 일을 후원하도록 허락하는지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또 “대통령이 자신이 신앙의 사람임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 LGBT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펠로우쉽파운데이션은 우간다의 반동성애 법안에 대한 지지설을 전적으로 부인했다. 겟이퀄은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와 퀴어 단체, 우리의 협력자들이 법적·사회적으로 완전한 평등을 요구하는 행동을 담대히 취할 수 있게 힘을 복돋우는 것”이 이 단체의 목표라고 말한다.

2010년 국가 조찬기도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동성결혼을 반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 미국에서든, 혹은 극단적으로 최근 우간다에서 발의된 끔찍한 법에서든, 우리는 게이나 레즈비언들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공격의 표적이 되는 것이 부당하다는 데에 분명히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겟이퀄은 우간다 법안에 대한 오바마의 이전 진술을 인정하나, 그가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것과 이 행사를 지지한 데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게이 레즈비언 연맹체(GLAAD (Gay & Lesbian Alliance Against Defamation)의 로스 머레이 종교·신앙과 가치(Religion, Faith & Values) 감독은, “오바마의 기도회 참석은 생명과 자유를 염려하는 모두를 위한 좋은 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머레이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우간다의 동성애자를 포함해 모두를 위한 생명과 자유를 요청하는 연설을 했다. 그들은 이 기도회를 후원하는 이들과 같은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으며 살아간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의 대통령은 ‘크리스천은 동성애자를 받아들이거나 지지할 수 없다’는 오해에 도전하는 살아 있는 본보기다. 조찬기도모임에 참석함으로써 모든 종류의 미국인들에게, 동성애자들을 보호하는 그의 행동이 단순히 정치적인 것만은 아님을 알렸다. 그 행동들은 그의 일생에 걸쳐 그 안에 스며든 성경적인 가치”라고 했다.

오바마는 미국 역사상 가장 친동성애적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지난 5월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후 여러 동성애 권리 단체를 지지해 왔다. 또 1월 취임식 연설에는 동성애 평등을 요구했으며, 최근에는 보이스카웃이 오랫동안 지켜온 동성애 금지법의 폐지를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