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맞는 매년 12월이면 거리를 다니며 사람들에게 조용히 돈을 건네주던 ‘비밀산타’가 26년 만에 자신의 정체를 밝혔습니다. 그는 바로 캔사스 시티 교회에 거주하는 58세의 사업가 래리 스튜어트였습니다. 시카고 트리분의 11월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스튜어트는 전날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때가 됐다’며 자신이 ‘비밀산타’였음을 밝혔습니다. 그가 26년 만에 정체를 드러낸 것은 암과 투병 중이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랜 세월 크리스마스의 미스터리로 이어져 온 ‘비밀산타’는 지난 1979년 12월 한 웨이트리스에게 돈을 건넨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2년 연속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해고당한 스튜어트는 울적한 마음으로 드라이브인 식당에 들렀다가 추운날씨에 외투도 없이 푼돈을 벌기 위해 야외에서 일하는 웨이트레스에게 20달러를 건넸습니다. 스튜어트는 “돈을 받은 웨이트레스의 입술이 떨리면서 눈물이 뺨으로 흘러내리는 것을 봤습니다. 웨이트레스는 ‘이것이 제게 어떤 의미인지 선생님은 모르실겁니다’라고 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스튜어트는 이후 은행으로 달려가 200달러를 잔돈으로 인출한 뒤 거리에서 도움이 필요할 만한 사람들에게 조용히 5달러나 10달러 지폐를 건네는 것으로 자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삼았습니다. 그리고 매년 12월이면 거리에 나가 산타가 됐습니다.

‘비밀산타’의 동기에 대해 그는 “사람들이 애원하거나 줄을 서거나 신청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1970년대 초 자신이 젊은 시절 겪었던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당시 굶주림에 지쳤던 스튜어트는 간신히 용기를 내 교회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교회에 있던 여성으로부터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퇴근했으니 다음날 오라”는 말을 듣고 더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면서 “다시는 이런 부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오갈 데 없었던 노숙자 신세였던 스튜어트는 케이블 TV와 와 장거리 전화 서비스업을 통해 백만장자 대열에 올라섰습니다. 그는 최근 몇 년간은 100달러짜리 지폐들을 선물하는 등 26년간 130만 달러를 거리에서 나눠 줬습니다. 스튜어트의 ‘비밀산타’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작고한 ‘니그로 리그 스타’ 빅오닐 등 유명인들이 그의 선행에 동참해 왔습니다. 올해는 시카고에서 미식축구 명예의 전당 회원인 딕 벗커스가 ‘비밀산타’에 합류해 시카고와 캔사스 시티 사이에서 10만 달러를 나눠줄 계획입니다. 또한 스튜어트가 훈련 시켜온 4명의 ‘비밀산타’도 추가로 6만5천 달러를 나눠줍니다.

스튜어트는 “이제 나는 ‘비밀산타’에서 반쯤은 은퇴할 때가 된 것 같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돈을 들여서 제2의 산타가 될 수 있도록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 가지 밝혀진 놀라운 사실은 그는 식도암이 간까지 퍼졌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집중적인 화학요법치료를 받고 있으나 체중이 100파운드나 줄고 체력이 많이 약화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자선냄비 기부는 거리에서 이뤄지기에 대개 익명이고 소액입니다. 미국에선 미주리주 조플린의 구세군 냄비에 해마다 담기는 10만달러 수표가 최고 기록입니다. 수표엔 발행자가 '산타클로스'라고 찍혀 있습니다. 기자들이 그의 신원을 밝혀내려 애쓰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수표 발급 은행도 입을 다물고 주민들도 그의 사생활이 지켜지길 원합니다. 구세군은 "누군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손을 잡고 온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구세군 대한본영은 1928년 12월 서울 명동에 첫 자선냄비를 내걸고 848환을 모아 노숙자들에게 죽을 끓여 먹였습니다. 그 83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1억원 넘는 기부가 나왔습니다. 작년 12월 4일 명동 우리은행 앞에서 60대 초반 신사가 넣은 1억1000만원짜리 수표입니다. 같은 사람으로 추정되는 그 노신사는 올해도1억570만원을 기부하고 신원을 밝히지 않은채 사라졌습니다. 나눔과 베풂의 시간 세밑이 왔다는 것을 정신 번쩍 들도록 깨우쳐 주는 소식입니다. 이 '천사' 덕분에 올해 자선냄비를 비롯한 이웃 사랑이 더 뜨겁게 끓어 넘칠 것입니다.

배고파 보지 않은 사람은 배고픈 사람의 심정을 모릅니다. 젊은 시절 배고픈 고생을 경험한 스튜어트는 실직자임에도 불구하고 건네준 20달러가 눈물을 쏟도록 귀한 손길이 되었던 또 다른 체험을 통해 암으로 사형선고 받는 순간까지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오게 되었습니다. 암으로 삶을 마감하든, 굶어서 삶을 마감하든, 수명을 다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중요한 것은 생명이 있을 때 어떻게 살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위한 삶이 있고 남을 위한 삶이 있습니다.하나님은 사람이 근본적으로 남을 돕지 않으면 자신의 삶을 유지할 수 없도록 만드셨습니다. 생존하기 위한 모든 활동(직장이든 사업이든)은 남에게 유익을 주지 않으면 불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신 것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보내셨습니다. 성탄을 맞이하는 바른 자세는 나를 위한 삶이 아니라 남을 위한 삶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남을 위한 삶을 남에게 굳이 나타낼 필요가 없습니다.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타내면 오히려 나를 위한 것이 되버리고 맙니다. 내가 아무리 모르고 또 부인해도 오늘이 있기까지 남의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진정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남으로부터 받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주는 것입니다. 남에게 주는 것이 나에게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받기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주기 위해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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