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이 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이야기이다. 남자가 시장에 갔다가 거울을 처음 보았다. 세상에 태어나서 자신의 모습을 처음 본 것이다. 자기 모습이 비쳐지는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였다. 요술도 그런 요술이 없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신통한 물건을 처음 본 것이다. 그래서 거울 한 개를 사다가 집에 놓고 몰래 혼자서 보았다. 소중한 거울이기에 장롱 깊숙이 감추어 두고 가끔 보았다. 남편의 수상한 낌새를 알아챈 아내가 숨어서 지켜보다 뭔가 혼자 들여다 보는 것을 발견했다. 아내는 남편이 출타한 후 몰래 숨겨놓은 거울을 꺼내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왠 여자가 거울 속에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자기였다. 살이 벌벌 떨렸다.

아내는 그 때부터 말없이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믿었던 남편이 다른 여자를 숨겨 놓고 있었던 것이다. 청천벽력이었다. 밥이 먹히지 않았다. 점점 야위어 가는 몸이 말이 아니었다. 며느리의 초췌한 모습을 걱정하던 시어머니가 사연을 물었다. 마지 못하여 입을 열었다. “어머니! 남편이 다른 여자를 숨겨 놓았습니다.” 믿기지 않는듯 시어머니가 말했다. “그럴 리가 있니? 무슨 말인지 차근차근 이야기해 보아라. 어디에 감추어 두었다는 말이야?” 남편이 없는 틈을 타서 장롱 속에 숨겨 놓은 거울을 꺼내어 어머니에게 보여 드렸다. “이 속에 감추어 둔 여자가 있어요.”

시어머니가 들여다보더니 덜 심각하게 말했다. “얘야! 젊은 여자가 아니라 늙은이를 감추어 두었다.” 아내가 심각하게 다시 말했다. “아니예요. 어머니. 내가 지난번에 분명히 보았는데요. 이리 주어 보세요.” 아내가 거울을 빼앗아 보니 분명히 젊은 여자였다. 지난번에 그여자가 분명했다. “이것 보세요. 젊은 여자지 어디 늙은 여자예요?” 시어머니가 말했다. “이리 주어 봐라. 분명히 늙은 할멈이었다.” 둘이 거울을 주고받고 있을 때 남편이 들어 와서 이 모습을 보았다. 남편은 이 물건이 거울이라고 말해주었다. 거울이 처음 생겼을 때 있었던 웃지못할 이야기다.

거울은 있는 그대로 비추어 준다.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웃어야 웃는다.
거울은 먼저 울지 않는다. 울어야 운다.
거울은 먼저 화내지 않는다. 화내야 화를 낸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신비한 거울이 있다.

1. 땅이 거울이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땅이 거울이다. 땅은 거짓말하지 않고 땀 흘린 것만큼 거두게 한다. 사람이 더러워지면 땅이 더러워진다. 사람을 고치면 땅도 고쳐진다. 땅도 의사가 필요하다. 가나안 농군학교를 세우신 김용기 장로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은 거짓말을 하여도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한번 김을 매준 곡식이 다르고, 두 번 김을 매준 곡식이 다릅니다. 한번 거름을 준 곡식이 다르고, 두번 거름을 준 곡식이 다릅니다. 한번 기도한 곡식이 다르고, 두번 기도한 곡식이 다릅니다. 땅은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심고 거두는 법칙은 하나님이 만드신 진리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된다.

2. 사람이 거울이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사람들도 피차 마찬가지로 거울이다. 내가 웃으면 저 사람도 웃고, 내가 화내면 저사람도 화를 낸다. 내가 친절하면 저 사람도 친절하게 대한다. (잠27:19) 물에 비취이면 얼굴이 서로 같은 것 같이 사람의 마음도 서로 비취느니라. 인간 관계를 통해서 하나님은 나 자신을 보여 준다. 나를 보여주는 것을 모르고 상대방을 비난하고 미워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소외 시키고 멀리한다고 원망하는 사람이 깨달아야 할 것이 있다. 자기 자신이 다른 사람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종업원이 못 붙어 있는 가게가 있다면 주인이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상대방이 나의 거울이다.

중국에서 내려오는 이야기다. 화북지방에 살던 선비가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 섰다. 선비가 염라대왕 앞에 섰을 때 염라대왕이 방귀를 뀌었다. 선비가 바로 엎드려 절하면서 말했다. “생각하건대 대왕께서 엉덩이를 흔들어 보배로운 방귀를 내리시오니 그 소리가 관현악기 소리 같고 향기는 향기로운 향수보다 더 향기롭소이다.” 염라대왕은 이 말을 듣고 너무나 기분이 좋아서 옥졸을 불러 잘 대접하라고 명령을 했다.

옥졸의 안내를 받으며 별장으로 가던 선비가 또 말했다. “귀하의 머리에 있는 두 뿔은 마치 서산에 걸린 초생 달 같고 귀하의 두 눈은 샛별같이 빛나는 군요.” 옥졸은 너무나 기분이 좋아서 말했다. “염라대왕의 별장 파티는 아직도 시간이 좀 있으니 우선 저희 집에 가서 약주나 한 잔 하십시다.” 말 한 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 주고 예화이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땅이 거울이며 내 주변의 사람이 거울이다. 내가 먼저웃어야 웃어주며, 내가 보여주는 대로 나에게 보여준다. 거울이 더러운 것은 내가 더럽기 때문이다. 거울을 닦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얼굴을 닦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