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민주는 요즘 매일 학교(Pre-School)가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매일마다 새로운 드레스를 뽐내고, 가끔 갖고 가고 싶은 것을 가방 주머니에 넣어서 학교가자마자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자랑도 하는 모습을 볼라치면 아이들의 심리를 새삼스럽게 깨닫기도 합니다. 매일 아침 7시 50분까지는 학교에 바래다줘야 하기 때문에 새벽 예배를 마치고 제법 부산을 떨어야 간신히 학교에 도착할 정도니 매일 라이드의 전쟁이 아닌가 싶네요.

어느날 하루는 민주가 머리에 왕관(toy crown)을 쓴채로 학교에 간 적이 있습니다. 교실에 들어가자 마자 선생님이 민주를 보더니 갑자기 “Your Majesty” 라고 하지 뭡니까? 그 때 민주는 알고 있는 단어가 아니라서 그냥 멋쩍게 서 있었고, 선생님의 진지한 표정이 오버랩되어 너무 웃겼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이 장면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곰곰히 생각할 수록 참 의미있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성경은 성도가(Christian) 무엇인가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베드로전서 2:9에는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왕같은 제사장’ 으로 불리는 것.

그렇습니다. 이것은 성도의 당연한 직분입니다. 이런 면에서 우린 왕같은 면류관을 쓰고 사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디모데후서 4;7-8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사도는 고백합니다. 성도의 매일 매일의 삶에 선한 싸움이 있음을, 그리고 복음을 갖고 달려가야 할 길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 길은 화려하지도, 영화롭지도 않습니다. 자랑할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때론 고난당한 것이 유익이라고 고백해야 하는 길입니다. 그러나 그 길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동행하는 길이기에 왕같은 백성이 사는 길입니다.

말씀은 분명히 성도가 왕같은 제사장이라고 하는데, 왜 우린 왕처럼 당당하지 못할까? 왜 매일 힘든 일들로 인해 낙심하고 힘들다고 고백하는 것일까? 고민해 봤습니다. 그리고 왜 인가 질문해 보면서, 아주 단순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만일 여전히 왕같은 제사장으로 살지 못한다고 여긴다면 아직 당신은 그리스도와 함께 동행하기를 두려워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 아직 그리스도보다 의지할 것이 더 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것입니다.

솔직하게 저를 비롯해 여러분 모두 자신을 직면하는 시간을 가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잊지 마십시오.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주님으로 고백한 성도들은 왕같은 제사장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