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 롬니 미 대선 후보에게 투표하라고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한 ‘빌리 그래함 복음주의 연합(The Billy Graham Evangelical Association, 이하 BEGA)’의 빌리 그래함 목사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빌리 그래함 목사의 대변인인 래리 로스 씨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60년 이상 공적인 사역 가운데 그래함 목사님은 어떤 정파에도 치우치지 않으시고자 노력해 왔다. 2010년 4월 오바마 대통령과 2008년 캠페인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예상됐던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방문을 포함해 몇몇 정치인들과 대선 후보들이 그래함 목사님을 방문하는 동안 항상 그런 견해를 유지해 오셨다. 그래함 목사님은 정치적인 이슈들을 존중하는 동시에 성경적인 세계관을 옹호하고 성경적 가치관들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계신 것이다”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롬니는 이번 달 초, 노스캐롤라이나 자택에서 빌리 그래함 목사와 함께 그의 아들이자 실제 BEGA를 이끌고 있는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를 방문했다. 빌리 그래함 목사는 이 자리에서 롬니의 ‘(기독교적) 가치관들과 강한 도덕적 신념’을 높이 평가했다. 이후 BEGA 웹사이트는 물론 언론 광고를 통해 "남성과 여성 간에 이뤄지는 성경적인 결혼을 지지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며 종교자유를 수호할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은 이런 이슈들에 대해 명확히 이야기 하고 있다. 나와 함께 미국을 위해 기도하고 우리가 우리의 중심을 하나님께 돌리기 위해 기도하자"고 강조했다. 이는 동성결혼과 낙태를 찬성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닌 롬니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군다나 이 광고는 BEGA 웹사이트에서 몰몬은 ‘이단’이라는 내용의 글이 삭제된 이후 나온 것으로 보수진영과 자유진영 양 측의 비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양 진영은 모두 빌리 그래함 목사의 롬니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에 대해 실망을 표명했다.

복음주의자 빌 켈러 목사는 크리스천들이 롬니에게 표를 주는 것은 이단인 몰몬이 성장하는 것을 도와주는 격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래함 목사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심한 때를 ‘슬픈 순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종교학 교수이자 학자, 작가인 티미씨 빌 교수는 그래함 목사에게 공개편지를 띄워 정치적 이슈에 대해 치우친 자신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복음주의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빌리 그래함 목사님께서 특정한 정당을 지지하기로 한 자신의 결심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나에게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집안 전체에서 빌리 그래함 목사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알고 자랐고, 그의 사역에 감동을 받아온 나는 결혼에 관한 성경의 정의를 성경에서 말하는 그대로 믿으라고 하지 않고 정치적 입장에 따라 롬니를 지지하게 되는 것에 실망했다”고 적었다. 빌 교수는 ‘성경이 말하게 하라’고 강조했다.

그래함 목사의 대변인인 로스 씨는 그러나 “그래함 목사님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며 정파에 치우치지 않으신다.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시작된 사역들과 BEGA에서 지원하는 일들을 지난 60년간 이어진 공적인 사역을 통해 드러난 견고한 성경적인 가치관들로 이끌고 계신다”고 밝혔다.

한편, 그래함 목사는 11월 7일 94세가 되며 노환으로 인한 시력감퇴나 여러 가지 신체적인 한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동적인 마인드를 갖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계시며 내년 봄에 새로운 서적 ‘나의 대답들(My Answers)’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