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랜지 소재 어드밴트루터란교회(담임 박민찬 목사)에서 지난 주일(14일), 창립 30주년 기념 행사를 갖고 다인종이 함께 어우러진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한때 200명 가량의 성도수를 자랑했던 어드밴트루터란교회는 차츰 성도들의 고령화와 성도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전형적인 남부 백인 교회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던 중 몇 년 전부터 인근 기아자동차 공장에 유입되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인선교를 준비하던 박민찬 목사를 만났고, 60여명의 백인 성도들은 자발적으로 그를 담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하게 됐다.
2010년 7월 1일 정식으로 부임한 이후 박민찬 목사는 기존 백인 회중을 아우르는 동시에 한인 회중을 꾸준히 정착시켜 왔다. 결과적으로 이 교회에서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온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은 백인 회중의 안정적인 기반 위에 역동적이고 뜨거운 신앙을 가진 한인 회중이 더해져 이날 30주년 예배는 인종과 문화의 차이를 넘어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와 자매로 세워나가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자랑했다.
예배는 교회가 속한 ELCA 동남부 노회 감독인 J. Gordy 목사가 마가복음 10장 17-31절을 본문으로 “세상이나 돈을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따르자”고 말씀을 전해 권면했고, 이후 특별찬양과 헌금, 성찬식 등으로 이어졌다.
다음은 박민찬 목사와의 서면 인터뷰 내용.
기자: 가장 먼저 30주년을 맞은 의미와 소감을 전해 달라.
박민찬 목사(이하 박): 라그랜지는 보수색채가 아주 강하고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인종차별이 가장 심했던 백인들의 남부 시골마을이었습니다. 시골이지만 대도시 못지 않은 자부심과 배타성으로 지켜온 백인들의 아성이 판치는 보수 기독교인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교회가 설립 된지 27년 만에 역동적인 생각을 가진 소수의 백인 평신도 지도자들이 백인 교회의 틀을 깨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영어가 능숙한 2세나 3세가 아닌 한국어가 더 편한 한인 1세인 저를 담임목사로 청빙하게 됐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30주년 기념예배의 의미는 매우 특별합니다. 바로 백인들로만 구성되어온 보수 배타적 신앙인들이 스스로의 틀을 깨고 소수인종이자 영어가 부족한 한인 1세 목사를 청빙해 저를 섬기고 존경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30주년을 맞이한 교회의 더 없는 기쁨이요, 저 같이 부족한 자도 이러한 환경에서 백인 목회를 할 수 있다면 우리의 2세, 3세들은 얼마든지 더 잘할 수 있다는 롤 모델이 되리라 믿고 감사와 감격이 함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기자: 교회가 소재한 라그랜지는 한인이 얼마나 되며, 최근 분위기와 교회의 한인 사역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박: 현재 라그랜지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수는 굉장히 유동적입니다. 웨스트 포인트에 기아공장이 설립된 이후 애틀랜타뿐 아니라 원근각처에서 주재원들이 와서 몇 달 혹은 몇 년간 거주하다 돌아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곳에 자기 집을 사서 사는 분들은 적습니다. 라그랜지에는 크고 작은 기아 협력 업체가 50여 개 있으며, 기아 자동차나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분들의 가족은 약 1-2천명 가량으로 봅니다.
어드밴트루터란교회는 한국어 간판이나 한국인들만을 위한 특별한 분위기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찾아 오시기 보다는 무료 영어교실이나 영어 예배를 드리고자 소문을 듣고 오신 분들이 대부분 입니다. 지난 2년간 등록하고 같이 신앙생활 하는 한인 성도님들은 6가정 정도 됩니다. 현재는 한인들뿐 아니라 흑인, 아시아 소수계 그리고 히스패닉까지 전도의 대상으로 삼아 사역해 가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인 목사지만 한인 예배를 따로 드리지 않는 이유는 정확하고 간단합니다. 한인 예배를 시작하는 순간 더 이상 미국교회와 한인교회는 하나의 교회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라그랜지 안에 한인교회가 5곳 정도 있어 한국어 예배가 그리운 분들은 그곳으로 갑니다. 다만 영어예배로 다 채워지지 않는 부분들은 한인 성경공부 및 교리 공부를 통해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기자: 오랫동안 백인들로만 이뤄진 교회에서 소수인종 목회자로 사역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텐데…어려움이 있으시다면? 또 좋은 점도 나눠 주세요.
박: 미국 현지인, 특히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백인들이 주축인 미국교회를 목회하는 것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우선 그들의 문화와 언어가 우리 한인 1세들의 것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한인 교회에서 사역할 때는 어떠한 사안을 결정할 때 대부분 조속히 이뤄지곤 했는데, 미국인 성도들은 모든 결정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한가지 결정 사항을 두고 몇 달 혹은 일년 넘게 기다려서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시간은 더디지만 해결점이 정해지면 그만큼 마찰이 적다는 장점도 있습니다만, 마음이 급한 한국 목회자나 한국 교우들은 이런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해 결국 한인 교회로 돌아가곤 합니다.
좋은 점도 많지요. 시골 마을에서 목회를 하면서 일반적인 한인 목회자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도 많이 합니다. 가령 라그랜지 시장이 초대하는 기도회에서 정치인들을 위해 기도해 준다던지, 판사들과 시회의 등에서도 초대받아 기도회를 갖기도 합니다.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인들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한때 200명 가량의 성도수를 자랑했던 어드밴트루터란교회는 차츰 성도들의 고령화와 성도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전형적인 남부 백인 교회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던 중 몇 년 전부터 인근 기아자동차 공장에 유입되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인선교를 준비하던 박민찬 목사를 만났고, 60여명의 백인 성도들은 자발적으로 그를 담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하게 됐다.
2010년 7월 1일 정식으로 부임한 이후 박민찬 목사는 기존 백인 회중을 아우르는 동시에 한인 회중을 꾸준히 정착시켜 왔다. 결과적으로 이 교회에서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온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은 백인 회중의 안정적인 기반 위에 역동적이고 뜨거운 신앙을 가진 한인 회중이 더해져 이날 30주년 예배는 인종과 문화의 차이를 넘어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와 자매로 세워나가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자랑했다.
예배는 교회가 속한 ELCA 동남부 노회 감독인 J. Gordy 목사가 마가복음 10장 17-31절을 본문으로 “세상이나 돈을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따르자”고 말씀을 전해 권면했고, 이후 특별찬양과 헌금, 성찬식 등으로 이어졌다.
▲전 성도 기념촬영. |
다음은 박민찬 목사와의 서면 인터뷰 내용.
기자: 가장 먼저 30주년을 맞은 의미와 소감을 전해 달라.
박민찬 목사(이하 박): 라그랜지는 보수색채가 아주 강하고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인종차별이 가장 심했던 백인들의 남부 시골마을이었습니다. 시골이지만 대도시 못지 않은 자부심과 배타성으로 지켜온 백인들의 아성이 판치는 보수 기독교인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교회가 설립 된지 27년 만에 역동적인 생각을 가진 소수의 백인 평신도 지도자들이 백인 교회의 틀을 깨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영어가 능숙한 2세나 3세가 아닌 한국어가 더 편한 한인 1세인 저를 담임목사로 청빙하게 됐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30주년 기념예배의 의미는 매우 특별합니다. 바로 백인들로만 구성되어온 보수 배타적 신앙인들이 스스로의 틀을 깨고 소수인종이자 영어가 부족한 한인 1세 목사를 청빙해 저를 섬기고 존경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30주년을 맞이한 교회의 더 없는 기쁨이요, 저 같이 부족한 자도 이러한 환경에서 백인 목회를 할 수 있다면 우리의 2세, 3세들은 얼마든지 더 잘할 수 있다는 롤 모델이 되리라 믿고 감사와 감격이 함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기자: 교회가 소재한 라그랜지는 한인이 얼마나 되며, 최근 분위기와 교회의 한인 사역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박: 현재 라그랜지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수는 굉장히 유동적입니다. 웨스트 포인트에 기아공장이 설립된 이후 애틀랜타뿐 아니라 원근각처에서 주재원들이 와서 몇 달 혹은 몇 년간 거주하다 돌아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곳에 자기 집을 사서 사는 분들은 적습니다. 라그랜지에는 크고 작은 기아 협력 업체가 50여 개 있으며, 기아 자동차나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분들의 가족은 약 1-2천명 가량으로 봅니다.
어드밴트루터란교회는 한국어 간판이나 한국인들만을 위한 특별한 분위기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찾아 오시기 보다는 무료 영어교실이나 영어 예배를 드리고자 소문을 듣고 오신 분들이 대부분 입니다. 지난 2년간 등록하고 같이 신앙생활 하는 한인 성도님들은 6가정 정도 됩니다. 현재는 한인들뿐 아니라 흑인, 아시아 소수계 그리고 히스패닉까지 전도의 대상으로 삼아 사역해 가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인 목사지만 한인 예배를 따로 드리지 않는 이유는 정확하고 간단합니다. 한인 예배를 시작하는 순간 더 이상 미국교회와 한인교회는 하나의 교회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라그랜지 안에 한인교회가 5곳 정도 있어 한국어 예배가 그리운 분들은 그곳으로 갑니다. 다만 영어예배로 다 채워지지 않는 부분들은 한인 성경공부 및 교리 공부를 통해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기자: 오랫동안 백인들로만 이뤄진 교회에서 소수인종 목회자로 사역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텐데…어려움이 있으시다면? 또 좋은 점도 나눠 주세요.
박: 미국 현지인, 특히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백인들이 주축인 미국교회를 목회하는 것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우선 그들의 문화와 언어가 우리 한인 1세들의 것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한인 교회에서 사역할 때는 어떠한 사안을 결정할 때 대부분 조속히 이뤄지곤 했는데, 미국인 성도들은 모든 결정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한가지 결정 사항을 두고 몇 달 혹은 일년 넘게 기다려서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시간은 더디지만 해결점이 정해지면 그만큼 마찰이 적다는 장점도 있습니다만, 마음이 급한 한국 목회자나 한국 교우들은 이런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해 결국 한인 교회로 돌아가곤 합니다.
좋은 점도 많지요. 시골 마을에서 목회를 하면서 일반적인 한인 목회자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도 많이 합니다. 가령 라그랜지 시장이 초대하는 기도회에서 정치인들을 위해 기도해 준다던지, 판사들과 시회의 등에서도 초대받아 기도회를 갖기도 합니다.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인들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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