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인수 장로. ⓒ신태진 기자
배우 한인수 장로가 故 주기철 목사의 일대기를 담은 연극 ‘영문 밖의 길’에서 주기철 목사 역을 맡아 전국 각지에서 감동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한 장로는 기독문화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키고자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여의도 MBC본사에서 한인수 장로를 만나 작품을 하며 느낀 점과 신앙에 관해 들었다. 다음은 한 장로와의 일문일답.

-기독교 연극을 하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

“‘바울의 생애’, ‘일어나 빛을 발하라’, ‘너는 반석이라’, ‘더러운 손’, ‘가롯 유다’, ‘영문 밖의 길’, ‘다윗’, ‘건너가게 하소서’ 등 다수의 성극에 출연했었다. 선교연극을 하며 믿음의 선배들의 희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많이 생겼다. 아울러 내 신앙도 그분들처럼 돈독해져가는 것 같아 큰 은혜를 받고 있다. ‘영문 밖의 길’은 주기철 목사님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인데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순교하신 주 목사님의 삶이 큰 감동이 된다. 현실에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현 시대에 큰 의미가 있는 연극이라 생각한다.”

-신앙심이 깊어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6.25 당시 고향인 황해도를 떠나 월남하여 매우 힘든 삶을 살아갔다. 어머니는 새벽마다 소래포구에 나가 고된 일을 하셨다. 군대에 입대한 후 세상문화에 물들어 신앙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1981년에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렸는데 무명배우의 가난은 극심했다. 방송국까지 가는 차비가 없을 정도였다. 76년 MBC 드라마 ‘들장미’에서 인기를 얻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느슨한 신앙으로 인한 마음의 죄책감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교인들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과 진짜 나의 신앙 수준은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러다가 1984년 믿음의선교단 활동을 하게 되면서부터 신앙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지난날의 모습을 회개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갔다. 가장 큰 신앙의 전환점은 선교단 활동 중 부흥회에서 만난 여전도사의 안수 기도를 받고 성령체험을 하면서 맞게 됐다. 세상문화가 아닌 정결한 크리스천의 삶을 살아갈 것을 기도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인도하심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NGO활동도 활발히 하고 계신데, 소감을 듣고 싶다.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케냐, 에티오피아, 가나, 말라위, 우간다, 베트남, 인도, 몽골, 쓰리랑카 등 세계 각국에서 봉사를 펼쳐왔다. 특히 식수 문제 해결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케냐에서는 식수로 쓰는 물속에 말라리아와 콜레라균이 가득하다. 기니옴이란 기생충은 식도를 타고 몸속에 들어가 기생하는데, 1미터가 넘게 자라며 피부를 뚫고 기어나오기도 한다.

케냐는 5,000만원 아프리카는 1,000만원 정도면 새 우물을 팔 수 있다. 한국교회가 앞장서 이들을 도와줬으면 좋겠다. 나도 교육청이나 공공 기관에 들려 이들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가난하고 불쌍한 이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 뒤늦게 대학원에서 사회복지정책을 전공하기도 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이 세상에 그리스도의 흔적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다.”

-공연을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가.

“기독교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은 많이 하지만, 정작 교인들에게 공짜로 표를 줘도 오지 않는 게 현실이다. 기독교 연극인데 기독교인들이 안 오면 누가 오는가. 기독문화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크게 확장된다는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돈이 많이 모여야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선보일 수 있는데, 이건 오히려 빚을 내서 공연하는 실정이다. 배우들 모두 연기자라는 직업이 있지만, 선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공연하는 것이다. 바라기는 교회와 특히 믿음의 기업들이 기독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후원에 적극 앞장서 줬으면 좋겠다.”

-기독문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는가.

“유능한 인재들이 의식주 문제로 인해 세상 문화로 많이 나가고 있다. 기독문화도 후원이 많이 되어 의식주가 해결되고 수준이 향상되면 좋겠다. 연기자들이 모이면 ‘연극만 하고 밥 먹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하곤 한다. 이들이 자신의 재능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회의 격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