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선택의 타이밍이 있습니다. 지금 한인교회들은 차세대를 담을 수 있느냐 없느냐 그 선택의 극적 타이밍에 서 있습니다.”

김용훈 목사(열린문교회)는 7일 오전 11시 자마중보기도컨퍼런스에서 ‘다음 세대를 품는 이민 목회’를 주제로 세미나를 인도하며 “대학을 가면서 대거 ‘조용한 탈출’을 감행했던 2세들이 가정이 생기면서 뿌리를 찾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돌아올 한인교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토 영락교회 송민호 목사가 쓴 논문에서 ‘2세들이 교회를 떠나는 6가지 이유’를 발췌한 김 목사는 ▶민족성 중심의 교회에 대한 회의감 ▶조직 상의 한계와 지도력 발휘의 부족 ▶세속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간접적으로만 물려받은 신앙 ▶이민교회 미래 방향의 불확실성 ▶부정적인 교회 경험을 들었다. 그는 “최근 송민호 목사를 만나 대화하면서, 논문을 다시 쓴다면 꼭 한가지 ‘차세대 리더십의 부재’를 추가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설교하는 김용훈 목사.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가? 김 목사는 ‘상호의존모델(1세와 2세 교회가 독립하되 공존하며 서로 협력하는 것)’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교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새 시대에 합당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부재입니다.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기 보다 과거의 시스템을 그대로 답습하며 비효율적 투자에 수고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예를 들면 엄청난 돈을 들여 멕시코 선교는 가면서 지역 히스패닉교회가 성전 좀 빌려달라고 하면 안빌려줍니다. 세계에 흑인 인종이 가장 많은 곳이 뉴욕이 되었습니다. 시대가 변했고 바로 이 곳이 선교지가 되었는데, 예전 방식만 고수하려고 하니 자꾸 부대가 찢어집니다.”

그는 현재 열린문교회의 상호의존모델을 소개하면서 “진리는 변할 수 없지만 시대가 바뀌면 새로운 시스템을 요구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시대에 맞는 변화가 없으면 어떤 단체이건 희석화된다”며 “‘목사님, 지난 몇십년 간 우리는 이렇게 해왔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방식이 잃어버린 영혼을 찾는데 도움이 안된다면 변화를 감내해야 하는 것”이라고 선교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조했다.

“저도 상호의존모델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2세와 함께 해야 하는 성경적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 교회와 선교를 들여다보면서, 예루살렘 교회가 출범한 후 변화를 위한 몸부림(행 6:1~6)이 있었을 때 차세대 지도자를 세워서 동역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집사로 세워진 이들 중에 스데반, 빌립 등은 당시 전형적인 이름이 아니라 오늘날 저희 자녀들이 ‘저스틴’으로 불리듯 그런 뉘앙스를 가진 차세대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세계 선교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상호의존모델이 잘 정착되면 세계선교훈련의 장소로 쓰실 것이란 비전을 가지게 됐다”는 김 목사는 “2세들은 이민교회에 상처가 많다. 그래서 1세들이 참아주고 덮어주고 인내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실패없는 인생은 없다.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훈련 없이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2세들을 세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의 꿈은 무엇일까? 우리 이민교회에 다음세대를 위한 건강한 교회가 일어나는 것”이라며 “상호의존모델이란 말은 20년 전부터 나왔지만, 많은 이민교회들이 너무 많은 실패를 맛봤다. 하지만 열린문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작은 성공 모델로 자리잡아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순전한 ‘은혜’였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성경구절을 나눴다.

“여호와의 말씀이 날이 이르리니 왕궁의 모든 것과 왕의 조상들이 오늘까지 쌓아두었던 것이 바벨론으로 옮긴 바 되고 하나도 남지 아니할 것이요. 또 왕의 몸에서 날 아들 중에서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 하셨나이다 하니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당신이 전한 바 여호와의 말씀이 선하니이다 하고 또 이르되 만일 내가 사는 날에 태평과 진실이 있을 진대 어찌 선하지 아니하리요 하니라(왕하 20:17~19)”

그는 “히스기야 왕은 하나님께서 자기 세대에 화가 미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 분은 선하시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음 세대는 어떻게 하는가?”라며 “저도 1세대 목회만 하면 훨씬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설 때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물음에 대답할 것이 있게 하기 위해 인내하며 이 길을 가고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해 함께 일어나자”고 권면했다.